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연상시키는 이름 탓에 '놀래라 오채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는 오채아는 지난 25일 제주 크라운골프장(파72.6천30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MBC투어 엠씨스퀘어컵 크라운CC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3라운드 합계 3오버파 219타로 정상에 올랐다.
오채아의 이날 우승은 정규 대회 세 번째 출전만에 따낸 것이다. 오채아는 시즌 신인왕 경재에도 본격 뛰어 들었다.
이로써 두 대회 연속 신인 우승하는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주에는 유소연(18.하이마트)이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우승했었다.
최혜용(18.LIG)은 1언더파 71타를 치며 따라 붙었으나 1타차로 2위에 머물렀다. 김혜윤(20.하이마트)은 공동3위(5언더파 221타)에 랭크됐다.
신지애는 공동 6위(7오버파 223타)에 머물렀다.
역전 우승을 노렸던 신지애는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 가능성이 컸으나 후반 들어 11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하며 추격의 고삐를 놓쳤다.
신지애는 경기 후 "지난해 ADT캡스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4퍼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땐 우승했다"면서 "거의 쉬지 못해 피곤한데다 경기 도중 오른 발을 삐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채아는 국가대표 출신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를 합작한 뒤 프로 무대에 뛰어든 유소연, 최혜용, 정재은(19.하나금융) 등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오채아는 "지금 생각하면 아시안게임 대표 탈락으로 2부투어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약이 된 것 같다"면서 "동료들과 경쟁에서 이겨 신인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채아의 우승은 불가능해 보였다. 공동선두로 출발했으나 7번홀까지 OB와 3퍼트 등으로 무려 5오버파를 쳐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캐디를 맡은 아버지 오철주씨(55)도 "우승 생각은 버리고 편하게 치자"고 조언했다. 바로 이 조언이 먹혀들기 시작했다. 그게 8번홀(파3)이다. 이 홀에서 버디를 잡고 9번홀(파4)에서도 버디, 10번홀(파5)에서도 버디였다.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은 오채아는 다시 우승의 불씨를 살린 것.
오채아는 운까지 따랐다. 15번홀(파4)에선 칩인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6번홀(파3)에서 버디로 단독선두로 나섰다.
오채아는 17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넣고 7번 우드로 친 두 번째샷도 그린을 미스했으나 파로 막았다. 이어 18번홀(파5)에서도 파로 마무리하며 두 팔을 들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