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이동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칼럼]이동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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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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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고택의 안채 전경
명재고택의 안채 전경

【시사매일=이동고 한옥고택관리사협회장】 아내와 함께 충청도에 있는 아주 용하다는 곳을 다녀왔다. 사주를 보여주니 “굉장히 바쁘면서 즐거운데, 돈이 별로 안되는 일만 한다”고 한다.

전형적인 “백수” 사주인데, 조선 시대라면 “선비”의 사주라고 한다. 행복한 남편과 착찹한 아내의 표정이 교차하면서, 서울로 돌아오는 귀경길이 편안하지는 않았다.

며칠전에 논산의 윤증 명재고택을 다녀왔다. 13대 종손이 300년 고택을 직접 관리하는 곳이다. 명재고택을 검색하면 노론과 소론, 남인과 서인의 역사가 나와서, 이해할려면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아는만큼 보인다.

고택의 가족이 사는 안채를 둘러보고는 깜짝 놀랐다. 안채 입구에 꽤 높은 문지방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넘기가 쉽지는 않아 보였다.

왜 이런 불편함을 만들었을까? 그렇다. 높은 문지방에는 배려가 있었다. 문지방의 아래쪽 공간을 통해 손님을 미리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밖에서는 안채가 보이지 않아서, 문지방이 외부와의 완충 공간의 역활을 한 것이었다. 도시의 아파트도 현관문을 열면 내부에 중문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명재고택의 안채 대청

또한 안채 내부의 대청 마루가 다른 고택보다 넓었다. 반가의 여자들이 거주하기에불편함이 없고, 가족 모임의 장소로도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안살림의 편리성과 독립적인 공간을 배려한 우리 선조의 지혜이자 멋이다.

아파트 거실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현대의 건축과 맥이 닿아있다. 결국, 우리가 살고있는 현재도 과거와 연결돼 있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조상의 지혜로운 건축공간이 늙어가고 있다.

조그마한 도움을 주면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한옥고택관리사를 제안해왔다.

이제야 그 과정들이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 전문화된 인원들이 가까이에 있으면, 종손들도 봉제사 접빈객(奉祭祀 接賓客)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현재 하고 있거나, 시도하고 있는 일들이 결국 우리의 미래가 된다. 미래는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제발 그냥 내버려 두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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