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달 칼럼> “사장님 책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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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 주말 골프장은 경기진행과 싸움이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캐디들은 진행이 밀린다 싶으면 전동카트로 밀어 붙인다. 잘못하면 ‘벌땅’을 받으니 어쩔 수 없다.

군데 군데 초보자라도 끼는 날이면 난리가 난다. 볼은 홀 사이로 막 날아다닌다. 옆 홀로 드라이버 샷을 날린 초보 사모님과 사장님 골퍼들은 무조건 볼을 찾아 뛰어 든다.

심장이 약한 골퍼는 오줌을 지릴 정도다. 목숨을 ‘담보’로 라운드를 해야 하는 게 우리 의 현실이다.

심심찮게 골프장에서 타구 사고가 나기 때문에 괜찮겠지 하다간 큰 일난다. 코미디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게 골프장이다. 개구리 뛰는 방향보다도 더 모를 게 골프볼 날아가는 방향이다. 볼을 때리는 골퍼도 볼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초보자들이 많이 찾는 퍼블릭코스에선 안전사고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친구 녀석은 퍼블릭코스에서 사모님 3명과 조인했다가 피를 볼 뻔 했다.

물론 친구도 사모님도 다 초보들이다. 친구는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물론 남자라 여자보다 거리가 많이 날아갔다)사모님들이 세컨샷을 하는 사이 카트에 타고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옆 홀에서 친 드라이버 티샷이 왕 슬라이스가 나면서 이 친구의 ‘물건’을 강타한 것.

이를 알 리 없는 사모님들은 갑자기 아랫도리를 잡고 난리를 부리는 친구를 ‘변태’로 생각했다. 그중에서 끼가 좀 있는 사모님은 이 남자가 헛물 켰다가 커진 ‘놈’ 죽이는 동작쯤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결국 이 친구는 사모님 동반자들에게 ‘변태’로 낙인찍히고 플레이를 접어야 했다. 집에 가서 마누라한테 사실대로 말했어도 아마 ‘병신’ 소리만 들었을 게 뻔하다.

퍼블릭코스에서 일어난 재미있는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초보 사장님이 티샷한 볼이 티잉그라운드 옆에 서있던 사모님골퍼를 맞혔다. 볼이 거의 90도 꺽이는 생크가 난 것. 그것도 오른쪽 가슴을 강타했다.

이 사모님은 아이구~ 하며 앞으로 넘어졌다. 이 사장님은 거의 사색이 됐다. 볼을 맞고 앞으로 넘어진 사모님은 한동안 죽은 듯 있었다. 사장님은 그렇다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만져 볼 수도 없고 열어 볼 수는 더욱 더 없으니 미칠 지경이었다.

다행히 사모님은 잠시 뒤 일어났다. 그러면서 넉살좋은 사모님 한다는 소리가 “보도 블럭에 붙은 껌처럼 빈약한 가슴 때문에 고민했는데 돈 안들이고 키워줘서 고맙다”며 “그런데 짝짝이가 됐으니 사장님이 책임져요”라고 농담을 던졌단다.

정신을 차리고 여유를 차린 사장님은 “어떻게 책임을 져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사모님은 “왼쪽도 키워 주든가 해야지”라며 말을 받았다. [뉴스핌 이사 겸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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