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김수환이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 모든 이들을 사랑한 김수환(1922~2009)이다.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눔의 삶을 베풀라’는 신조를 끝까지 실천한 종교인, 사회의 등불과도 같은 존재였다.

세계 최연소 추기경 서임(당시 47세), 30년간 서울대교구장 역임한 김수환은 1951년 신부가 된 후 종교인으로서 계속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그와 함께 한 이들은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사람,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과 눈높이를 맞춰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푸근하고 정 많은 할아버지’라고 고인을 기억하고 있다.

2009년 2월 김수환은 많은 숱한 남녀들의 간절한 기도를 뒤로한 채 길고 긴 영면에 들었다. 40만명 이상이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평생 간직한 사목 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처럼 일생을 사랑나눔을 실천하며 보낸 그이지만, 정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자신이었다.

가난한 옹기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추기경에 오르기까지 김수환은 성장기와 청년기를 거치며 두 명의 잊을 수 없는 영적 스승을 만나게 된다. 어머니에게서 한없이 베푸는 사랑, 일본 상지대 유학시절 만난 스승 게페르트 신부로부터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더욱 큰 사랑을 배웠다.

매년 크리스마스 김수환 추기경이 미사를 위해 찾은 곳은 뜻밖에도 화려한 제단이 갖춰진 성당이 아니었다. 빈민촌, 외국인 노동자들과 버려진 아이들이 있는 좁고 누추한 공간이었다. “진정한 사랑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 속에서 그들과 함께 하는 삶이다.”

김수환이 떠난 후 맞이하는 첫 크리스마스, KBS 1TV가 24일 오후 10시에 ‘성탄 특집-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을 방송한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시사매일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