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아파트값, 맥 없이 주저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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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산본·일산·중동·평촌 등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이 8개월 째 맥 없이 주저 앉고 있다.

이번주를(2009년 2월 2주) 기준으로 서울을 비롯한 버블세븐지역,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별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매도호가가 점차 상향 조정되는 이들 지역과는 달리 신도시 부동산시장은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거래될 수록 수요자들이 그 보다 더 낮은 가격에 집을 매입하려고 들어 매매가가 계속해서 내려가는 상황.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사라지자 제값에는 집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수요자들이 나서 반짝 거래 이후 또 다시 거래가 중단된 상태라고 중개업자들은 언급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변동이 없었다. 서울은 전주보다 0.18%p 오름폭을 줄였지만 4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고, 버블세븐지역 역시 0.08%가 올라 상승장을 이어갔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9월 이후 계속해서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였던 경기도(0.01%)와 16주 연속 가격하락을 지속한 인천(0.03%)도 이번주 모두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렇듯 수도권 지역별 아파트값이 점차 상승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신도시 지역만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눈에 띄었다. 신도시 지역은 지난해 6월, 고가아파트가 밀집된 분당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장장 8개월 동안 집값이 브레이크 없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적인 금융위기라는 어두운 그림자까지 부동산시장에 드리우면서 아파트값이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도시 지역별로는 중·대형, 고가아파트 위주로 입지해 있는 분당이 -0.43%가 빠졌고, 평촌(-0.13%), 산본(-0.09%), 일산(-0.08%), 중동(-0.04%) 순으로 하락세를 이었다.

분당은 정자동과 이매동 아파트값이 하향 조정됐다. 그동안 쌓여 있던 급매물이 올해 들어 한 두 개씩 거래되면서 가격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정자동에서는 파크뷰 178㎡(54평형)가 3억 1,500만 원이 빠지면서 12억 5,000만 원에, 이매동에서는 이매청구 79㎡(24평형)가 4,500만 원이 빠진 3억 3,0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정자동 P공인 대표는 “이 일대는 판교 입주 예정자들을 비롯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중순부터 매물이 적체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12억까지 올라섰던 109㎡(33평형) 집값이 7억 원으로까지 주저앉자 바닥이라고 생각한 수요자들이 올해 들어 매입에 나서면서 99~165㎡(30~50평형)대 급매물들이 점차 소진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매동 C공인 대표는 “일반적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 집값이 제값을 찾아 거래되기 마련이지만 수요자들이 급매 가격이 아니면 거래를 하지 않으려고 들어 이번주 들어 또 다시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평촌 역시 거래가 멈춰서긴 마찬가지다. 66㎡(20평형)대 미만 소형 아파트 거래는 꽁꽁 얼어붙은 지 오래고, 99㎡(30평형)대 중형 아파트의 경우 낙폭이 큰 단지를 중심으로 그나마 매수문의가 있다고 중개업자들은 전했다. H공인 대표는 “실수요자들 위주로 갈아타려는 매수 문의는 꾸준히 오는 편이지만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거래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막상 기존 집이 팔려 계약을 하려다가도 매수자와 매도자의 호가 차이가 커 제대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평촌동 꿈우성 155㎡(47평형)가 8억 원에서 7억 8,500만 원으로, 호계동 목련선경 198㎡(60평형)가 9억 3,000만 원에서 9억 1,500만 원으로 가격이 내렸다.

산본은 중소형 단지를 중심으로 고점 대비 1,000만~3,000만 원 가량 집값이 하락한 상황이다. 2007년 상반기 1억 3,800만 원까지 거래됐던 산본동 주공2차 52㎡(16평형)는 현재 1억 2,000만 원까지 내려앉았고, 72㎡(22평형)는 고점 대비 3,000만 원이 빠진 1억 8,000만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밖에 일산에서는 마두동 정발건영빌라1단지 152㎡(5억 7,500만→5억 5,000만 원)와 일산동 후곡청구 125㎡(5억 6,000만→5억 3,750만 원)등이 약세를 띠었고, 중동에서는 미리내한신 105㎡(3억 7,500만→3억 5,500만 원)와 미리내한양 56㎡(1억 5,000만→1억 4,500만 원)등이 매매가 하락대열에 합류했다.

매매가가 한달 연속 상승장을 연출하고 있는 서울 구별로는 강동구(0.39%), 서초구(0.27%), 강남구(0.27%), 송파구(0.08%), 양천구(0.07%), 중구(0.05%), 광진구(0.03%) 순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강동구에서는 명일동 신동아 99㎡(30평형)가 4억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 59㎡(18평형)가 4억 2,750만 원에서 4억 7,500만 원으로 올라섰다. 명일동 성우공인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급매물이 대부분 정리됐다”며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자들이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거래에 나서면서 매매가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동아 99㎡(30평형)는 2달 사이 최고 8,000만 원 이상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서초구는 한강변 프로젝트가 발표된 이후 반포동과 잠원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소폭 오름세를 띠었다. 반포동 경남 79㎡(24평형)가 5억 8,000만 원에서 6억 5,000만 원으로, 잠원동 한신6차 115㎡(35평형)가 8억 3,500만 원에서 8억 5,000만 원으로 상승했다. S공인 대표는 “소형 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계속되고 있으며, 99㎡~132㎡(30~40평형)대의 경우는 급매물이 점차 소화되면서 호가가 오르는 상태”라며 “하지만 호가가 오르자 매수 세력이 이를 쫓아 오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주공3단지 36㎡(5억 5,000만→5억 7,500만 원), 송파구에서는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184㎡(56평형)가 11억 7,500만 원에서 12억 7,5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한편, 경기도와 인천의 경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이주 들어 소폭 상승세를 띠었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시(3.84%)를 선두로 하남시(0.41%), 용인시(0.07%), 군포시(0.04%), 화성시(0.02%)가 줄줄이 상승장을 연출했고, 인천에서는 중구(0.40%), 동구(0.115), 계양구(0.10%), 남구(0.08%), 서구(0.01%) 순으로 오름세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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