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캄캄', PC방은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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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창업 시즌인 3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점포거래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거래 포털사이트 점포라인  DB에 지난 2개월 간 등록된 매물 7,523개를 분석한 결과 시장에 나온 1월 전체 매물량이 12월 대비 19.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물이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은 서비스업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종 점포 매물은 2008년 12월 189개서 2009년 1월에는 82개로 56.61%(107개) 감소했다.

뒤를 이어 경기민감업종인 음식업 점포가 같은 기간 1,292건에서 793건으로 38.62%, 판매업 점포가 344건에서 218건으로 36.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2월까지 매물이 급증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점포를 시장에 내놨지만 오랜 기간 팔리지 않자 점주들이 마지 못해 영업을 다시 시작하거나 아예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

점포라인 정대홍 과장은 "매물을 내놓은 점주가 계약기간을 다 채우도록 점포 구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만 챙겨 나오는 실제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강남구 청담동에서 2억 원 가량의 초기 비용을 들여 주점을 창업한 K씨(남, 37세)는 9월 들어 불황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부랴부랴 점포를 내놨다. 권리금만 7000만원을 지불했던 K씨는 구입자를 빨리 구하려고 무 권리 조건으로 가게를 내놨지만 결국 구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만 간신히 건지고 폐업했다.

정 과장은 "음식업이나 서비스업, 판매업의 경우 경기 침체의 여파를 온 몸으로 받아낼 수 밖에 없는 업종이라 신규 창업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며 "최근 점포 거래가 이뤄지는 업종은 PC방이나 편의점 등 일부 종목에 국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속사정은 권리금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PC방의 경우 예년에 비해서는 권리금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올 1월에도 8000만원 중반대의 권리금 시세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비 3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에 불과하다.

또 편의점 같은 경우 같은 기간 매물이 12% 가량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은 오히려 3.8% 가량 올라 눈길을 끌었다.

점포라인 문선일 컨설턴트는 "최근 경향을 보면 PC방, Bar 매물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이·미용실 등 서비스업에 대한 문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번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문 컨설턴트는 "최근 창업 경향을 보면 일명 `선수`들만 일부 창업에 나설 뿐, 신규 창업자들은 웅크리고 있다"며 "권리금 절충이 자유로운 시기인 만큼 초보 창업자들도 적극적으로 창업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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