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영화, 러시아 공산당 '공공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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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산주의자들은 22번째 ‘007 제임스 본드’ 영화 ‘퀀텀 오브 솔러스’가 거슬린다. 특히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극중 ‘본드’를 돕는 여인 ‘카밀’로 등장하는 올가 쿠릴렌코(29)가 눈엣가시 같다. 영화에 캐스팅 된 직후부터 출연을 거부하라고 압박했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산당은 “쿠릴렌코는 소비에트 연방을 파멸시키려고 한 미국 대통령 레이건과 영국 총리 대처를 위해 충성을 맹세한 본드가 소비에트 사람 수백명을 죽이는 것을 돕는 카밀을 연기한다”며 “자신을 키우고 교육시킨 소비에트 연방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산당이 서구 영화를 맹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월 ‘인디아나 존스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개봉 때도 “영화의 주 관객층인 러시아 청소년들이1957년에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영화를 보고 나오면 분명히 소련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고 핵전쟁도 소련이 시작했다고 믿어버릴 것”이라며 자국 내 상영금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영화는 러시아 전국 808개 극장에 걸리며 인기를 모았다.

공산당은 쿠릴렌코에게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제의했다. “제임스 본드로 나오는 대니얼 크레이그를 러시아 비밀정보국으로 넘기면 용서하겠다”는 것이다. “크레이그를 심문해 펜타곤과 할리우드가 러시아를 격하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또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밝혀내겠다”고 별렀다.

“미국정보국 CIA와 영국 정보국 MI6이 본드 영화를 지원한다는 것을 안다. 영화는 세계가 러시아를 싫어하도록 정신적으로 무장시키는 것이다. 올가는 극중 본드와 손잡는다. 우크라이나가 서양과 동침한다는 뜻이다.”

특수 무기 대신 맨몸으로 고군분투하는 외로운 본드를 보여주는 ‘퀀텀 오브 솔러스’는 우리나라에서 5일 개봉한다. 크레이그(40)는 역대 제임스 본드 가운데 이언 플레밍 원작이 묘사한 본드의 이미지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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