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루머로 증시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 반드시 '拔本塞源'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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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삼성그룹이 1일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 유포자를 밝혀달라는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삼성그룹은 진정서를 통해 주가 조작 세력이 시세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차익을 노린 것이 아닌지 여부를 밝혀달라고 했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일명 ‘찌라시’라고 불리는 사설 정보지의 루머에는 대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식시장 교란에 따른 부작용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삼성그룹 측은 설명하고 있다.

증시에 이 회장 사망설이 퍼진 것은 지난달 30일 정오쯤 카카오톡을 통해서였다. 이 루머로 시가총액이 우리 증시의 20%가 넘는 삼성그룹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주가는 장중 전날대비 12만7500원까지 치솟아 8.5%나 급등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 측이 이 회장 사망설을 공식 부인하자 주가는 즉각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 회장 사망설이 유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장의 사망 여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과 맞물려 있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이 회장 사망설이 나올 때마다 주가가 출렁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가는 그 속성상 루머에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정부의 대처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전한 투자자들의 돈을 노리는 주가 조작 세력의 불법 행위를 막지 못하면 주식시장은 루머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투기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이번 이건희 회장 사망설과 관련해 주가 조작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히고는 있다. 그러나 주가 조작으로 얻은 이익은 전액 몰수하고 벌금도 물리는 등 보다 강력한 처벌이 있지 않고서는 이러한 현상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려 증시를 혼란이 빠뜨리는 행위는 반드시 발본색원(拔本塞源)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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