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에볼라 바이러스’ 韓國도 안전지대 아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매일=소정현 기자】◇범지구적 대확산의 전주곡인가?

전 세계는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것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16일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 진원지인 서아프리카 5개국 감염자는 4985명, 사망자는 2461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수치가 급증하면서 그 위기감이 가일층 증폭되고 있다. WHO는 멀지 않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2만 명이 넘을 수 있다고 연신 적색경보음을 울린다.

2014년 3월 기니(Guinea)에서 발열, 구토, 심한 설사 환자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질환이 확인된 이후 시에라리온(sierraleon), 라이베리아(Liberia)와 나이지리아(Nigeria)의 라고스(Lagos)에서 발병이 속속 보고 되고 있다.

전파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며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50­ 90%가 단시일에 사망하는 치사율을 가지고 있다.

몸의 거의 모든 장기와 세포에 침투하고 몸 전체를 감염시켜 결국 출혈과 함께 손쓸 틈도 없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에볼라'(ebola)는 아프리카 자이르(Zaire)의 에볼라 강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지난 1967년 독일의 미생물학자 마버그에 의해 발견됐다.

10년 후인 1976년 수단 서부에서 첫 발병한 이래 최대 규모로 전 세계가 '에볼라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다. 1995년 자이르(현 콩고 민주 공화국)에서만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초래됐다.

톰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감염 확산 가속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한 지구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국제사회도 발 벗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긴급회의를 열어 각국에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안보리가 공중보건 사안으로 회의를 연 것은 2000년 에이즈 확산 방지 회의 이후 14년만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유엔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하려면 약 10억 달러가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 역시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6일 “에볼라 사태가 국제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군 병력 파견 방침을 밝혔다. 사실상 ‘에볼라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美 행정부는 에볼라 퇴치 지원책으로 서아프리카에 병력 3000명을 파병하고,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합동군사지휘본부를 설치해 자국 및 국제 구호 기관의 지원 활동을 조정할 계획이다.

아프리카연합(AU)은 역시 의사ㆍ간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200명 규모의 의료팀을 보낼 예정이고, 쿠바와 중국도 전문인력 파견을 확정했다.

◇독자적 연구와 백신개발 서둘러야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부터 에볼라 대책반을 구성해 국내외 발생을 모니터링 하는 한편,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외교부는 해당 국가에서 귀국하는 사람이 이용할 교통편, 입국 전 검역, 격리와 관찰계획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이다. 그럼에도 이런 현장 대응책이 최종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은 너무 자명하다.

전 세계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우리가 ‘강 건너 불구경’이라면 큰 패착일 것이다.

에볼라의 확산 속도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만큼, 향후 피해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려한다.

이에 백신 개발에서는 동물실험 후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한 뒤 승인하는 것이 수순이지만, 사태가 워낙 급박하다 보니 WHO는 동물실험 단계에서도 이를 허용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우리 한국의 냉엄한 현실은 척박하기 그지없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생물안전등급 4등급 실험실(BL4)에서 검사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최고 등급 실험실은 이보다 한 등급 낮은 BL3이다.

이제 우리도 아프리카의 고통과 비극과 슬픔을 외면하지 말고 총력태세로 지원을 아끼질 않아야 한다. 세계 최빈국이자 에볼라 바이러스로 진앙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식량 사정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다.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의 경우,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 지역이 증가하면서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아졌고 식료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추후 한층 염려가 되는 것은 에볼라 바이스러가 최종 종착역이 될 수 없다는데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최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복병 메르스(Mers)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극히 우려된다.

메르스 바이러스 역시 인간에 치명적이며,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발견 후 중동 지역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다.

<蘇晶炫 편집위원>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시사매일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