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가격경쟁력 유지·강화 위해 외장형 순환펌프 저가거래

공정위, 계열사 경동나비엔에 부당지원한 '경동원'…과징금 37억원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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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형 순환펌프 외형 및 설치·사용방식

【시사매일 김태훈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기업집단 경동 소속 ㈜경동원이 계열회사인 ㈜경동나비엔에 외장형 순환펌프를 저가로 판매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6억8000만원을 부과를 결정했다. 

18일 공정위에 따르면 기름보일러는 지난 1980년대 중반 이후 연탄보일러를 대체하며 보일러 시장을 주도했으나, 2000년대부터는 도시가스가 보편적으로 공급되면서 대부분의 수요가 가스보일러로 대체됐다.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기름보일러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경동나비엔의 시장점유율은 약 57.4%이다. 외장형 순환펌프는 기름보일러 가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설치돼야 하는 장치로서, 기름보일러와 다른 별도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외장형 순환펌프는 기름보일러에서 가열된 온수를 순환시켜 열을 전달하는 기능을 담당하며, 보일러 온수 순환용에 국한되지 않고 농업용, 산업용 등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경동나비엔, 윌로펌프, 귀뚜라미, 한일전기 등이 외장형 순환펌프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경동나비엔의 시장점유율은 약 11.9%이다. 외장형 순환펌프 시장은 기름보일러 시장규모의 축소로 인해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고, 타사 제품으로의 대체도 어렵지 않아 가격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경쟁요소이다.

경동원은 경동나비엔에 외장형 순환펌프를 공급하면서 거래가격을 매출원가보다도 낮게 설정해 경동나비엔에 현저하게 유리한 거래조건으로 거래했다.

경동원은 외장형 순환펌프 생산을 영위한 (舊)경동네트웍을 2012년 7월 흡수합병했으며, 2019년 1월 관련 사업부문을 (舊)경동전자로 물적분할했음(이하 (舊)경동네트웍, 경동원, (舊)경동전자를 포괄해 ‘경동원’이라 함)

당초 경동에버런이 경동나비엔에 외장형 순환펌프를 공급했으나, 2009년 1월부터는 경동원이 경동나비엔에 전량을 생산·납품하기 시작했다. 경동원이 경동나비엔에 납품한 외장형 순환펌프의 거래가격은 매출원가보다 낮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변동비보다도 낮은 수준이었으며, 이에 따라 생산을 할수록 손실이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외장형 순환펌프 거래가격은 기업집단 경동의 공통부서에 해당하는 경동나비엔 소속 기획팀 등에서 결정한 것으로,외장형 순환펌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동나비엔이 손해를 보지 않는 수준에서 납품가를 설정함으로써 경동원이 모든 손실을 부담하는 거래구조가 형성됐다.

기업집단 내부에서도 경동원이 외장형 순환펌프를 생산할수록 손익이 악화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납품가를 현실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실제 반영되지는 않았다. 

경동원과 경동나비엔의 저가거래는 10년이 넘는 기간 지속됐는데, 2019년 3월 내부거래가격 체계를 변경하면서 이 건 외장형 순환펌프에도 매출원가에 산업평균 매출이익률을 가산하는 방식을 적용해 거래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지원행위가 종료됐다.

이 사건 지원행위로 인해 경동나비엔은 경쟁이 치열한 외장형 순환펌프 및 기름보일러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고, 시장에서의 지위를 유지·강화할 수 있었다. 경동원의 지원행위가 없었다면 경동나비엔은 외장형 순환펌프 시장에서 상당한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가격경쟁력이 악화돼 판매를 중단·축소할 개연성도 있었다.

경동나비엔은 지원행위 기간에는 외장형 순환펌프 부분에서 이익이 발생했으나 지원행위가 종료된 2019년, 2020년도에 큰 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이 사건 지원행위로 인해 계열회사 간 내부시장이 공고해짐에 따라 경쟁사업자의 사업기회와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이 봉쇄되는 효과가 나타났고, 경동나비엔의 외장형 순환펌프 및 기름보일러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등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이 저해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경동원 24억3500만원, 경동나비엔 12억4500만원 등 과징금 총 36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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