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외무역 상대 수입·수출 중국 1위…경제 부담 미미

중국 대지진…한국 경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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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 56호 기사]中
중국 쓰촨(四川)성에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만5,000여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수 만 명의 매몰자가 발생한 피해규모 자체도 심각하지만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가진 영향력이 관심을 쏠리게 하는 더욱 관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의 경우 2007년에 대 중국 수출의존도가 27%(홍콩 포함)를 넘어선 가운데, 수입에서도 40년간 1위를 고수했던 일본을 상당한 차이로 제치고 1위로 올라섰을 만큼 우리 경제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또한 중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의 수는 중국 통계로 4만5,000개, 우리 통계 기준으로도 2만개를 넘어서면서 전체 해외투자의 과반에 육박하고 있으며,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 가입자 수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증시 영향력 역시 막강해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지진에 따른 경제 영향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고, 메릴린치도 홍콩 소재 분석가들의 최근 보고서에서 연초 발생한 50년만의 최악의 폭설에 따른 피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메릴린치 보고서는 쓰촨성이 중국의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에 불과하며 제조업의 경우 2.5% 밖에 안 되고, 진앙지가 오지여서 중국 내 수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분석 때문인지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 펀드역시 지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자산운용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14일 263억원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한 국내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복구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며, 오히려 재앙 수해주를 거론하는 등 이기적 테마주에 대한 논의도 오가는 등 대지진에 따른 경제 부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쓰촨성이 중국의 주요 곡창지대로, 쓰촨성은 중국 내 양식 생산의 6.88%, 육류생산의 16.07%, 적물생산량의 9.2%를 차지하는 지역이어서, 지진에 따른 중국 내 식품 가격 인상이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리만브러더스의 쑨밍춘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을 더욱 키울 것"이라며, "특히 식품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쌀 공급 부족을 악화시켜 국제 쌀값을 더 상승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세계 천연자원의 블랙홀로 악명을 떨쳤던 중국이 복구사업이 이뤄지는 기간 동안 다시 자원 싹쓸이를 하면서 원자재 가격 역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특히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16일 쓰촨성이 돼지고기 뿐 아니라 석탄과 천연가스의 주요 생산지라며 이번 지진이 중국내 에너지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은 4월 현재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8%를 상회하면서 그동안의 고성장·저물가 기조가 끝나고 본격적인 고성장·고물가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전망과 함께 물가 잡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표명해 왔는데 자연재해로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물가 상승 압박에 더해 이번 지진의 영향권에 들어가 균열이 생긴 댐이 총 391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댐으로 환경 재앙 우려가 제기됐던 샨사댐 역시 지진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나 불안한 감을 지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샨사댐에 갇힌 방대한 물이 지진으로 약해진 지반을 파고들면서 해일 등의 2차 피해를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비상 안전점검에 나섰는데, 이와 관련 중국의 관영 방송인 CCTV가 "샨사댐은 규모 10의 강진을 견디도록 설계됐다"는 허풍 섞인 보도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져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리히터 규모 8은 대형 수소폭탄 30개의 위력을, 규모 9는 전세계에서 5년 동안 사용되는 석탄 에너지에 해당하는 위력을 뜻하는 것이어서 CCTV의 보도대로라면 지구가 멸망해도 샨사댐은 무너지지 않을 정도이다.

중국 정부의 황당한 해명 때문인지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 재앙을 예고한 현상들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의혹이 떠돌고 있으며, 급기야 정부가 나서 '지진 괴담'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미 2억명에 달하는 중국 네티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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