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무상 담보 제공을 통해 대규모 상품 구매자금
및 회사 운영자금 저리 차입 지원 -

공정위, 전자랜드에 부당하게 지원한 SYS홀딩스·SYS리테일 과징금 23.68억 부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드경제신문 류관형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기업집단 ‘고려제강’ 소속 ㈜SYS홀딩스가 부동산 담보를 제공해 계열회사인 ㈜SYS리테일(구(舊) 전자랜드)이 장기간 저리로 대규모의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3억6800만원을 부과했다.

1일 공정위에 따르면 SYS리테일은 지난 1985년 6월 서울전자유통㈜라는 상호로 현재의 주요사업인 가전제품 유통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2001년 7월 인적분할 당시 ㈜전자랜드로 상호를 변경했다가 2012년 1월 현재의 상호인 SYS리테일로 변경했다.

2001년 분할 과정을 살펴보면, 구(舊)서울전자유통 임대사업부의 인적분할을 통해 SYS홀딩스가 신설됐으며, 기존에 구 서울전자유통가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 자산 대부분이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SYS홀딩스로 이전됐다.  

SYS리테일은 지난 2009년부터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됐으나, 가전 제조사로부터 상품을 구매하거나 전자랜드 지점의 임차료 및 보증금 지급 등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자금차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고, SYS리테일 스스로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부동산 자산 등이 매우 부족하여 은행과의 대출거래가 어려워지자, 자신의 계열회사인 SYS홀딩스에 자금차입을 위한 부동산 담보 제공을 요청했다.

이에 SYS홀딩스는 2009년에 SYS리테일이 신한은행으로부터 500억원의 운영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30건을 아무런 대가를 지급받지 않고 담보로 제공했고,이후에도 2021년 11월까지 기존 담보대출을 연장하거나 새롭게 자금을 차입하는 경우 계속해서 무상으로 담보 제공했다.

그 결과, SYS리테일은 2009년 1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신한은행 및 농협은행으로부터 6595억원의 구매자금 및 운영자금을 1%~6.15%의 낮은 금리로 총 195회에 걸쳐 차입할 수 있었다.

SYS홀딩스는 자기 소유 30건의 부동산(담보한도액 최대 910억원)을 담보로 무상 제공해 SYS리테일이 신한은행 및 농협은행으로부터 구매자금 및 운영자금을 차입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고, SYS리테일은 신한은행 및 농협은행으로부터 6595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지난 2009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1년이 넘는 기간동안 총 195회에 걸쳐 낮은 금리로 차입해 상품매입 및 회사운영에 사용했다.

그 결과 재무상태가 열악한 SYS리테일이 적시에 상품을 공급받고, 보증금 및 임차료를 지급할 수 있어 가전 유통시장에서 퇴출될 위험을 낮추는 한편, 상품매입 및 지점 수 확대를 통해 판매능력이 제고되는 등 경쟁여건이 개선돼 유력한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했다.

이 때, SYS리테일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으로부터 금리(1%~6.15%는 SYS리테일의 개별정상금리보다 최소 6.22%에서 최대 50.74%의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서, SYS리테일은 6595억원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차입받을 수 있었던 것에 더해 낮은 금리 적용으로 인한 수익까지 수령하는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받았다.

이 사건 지원 행위를 통해 SYS리테일이 관련 시장에서 퇴출될 위험을 낮추고, 경쟁여건의 개선을 통해 유력한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등 관련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했다. 가전제품 유통업에서는 가전제조사로부터의 상품 구매자금 및 전자랜드 각 지점 임차료, 보증금 등 운영자금이 먼저 투입되고,  판매대금이 40~50일 지나서야 회수되는 특성이 있어 주기적인 대규모 자금 확보가 반드시 요구되므로, 재무상태 및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SYS리테일은 이 사건 지원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로 영업을 지속할 수 있게 돼 부도 등 시장 퇴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한편, SYS리테일은 이 사건 지원행위를 통해 자금력이 제고되고, 이를 통해 전자랜드 지점 수와 상품 매입규모를 지속 확대함으로써 판매능력 및 가격경쟁력이 향상되는 등 경쟁 여건이 개선됐고, 이에 지난 2009년~2012년까지 적자를 유지하던 영업이익이 2013년부터 흑자로 전환되고, 매출 하락세를 회복하는 등 경영 실적도 상당히 개선됐고,매출액 증가 등 외형적 성장을 지속하여 국내 대규모 가전전문점으로서(Big4) 가전 유통시장에서 유력한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했다.

또한, 가전제품 유통시장은 소형 대리점 등 중소사업자의 비중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지원행위를 통한 SYS리테일의 판매능력 제고 및 외형적 성장은 중소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우려가 있고,특히, SYS리테일은 지방도시 상권을 중심으로 지점 수를 확대해 지방도시의 중소 가전유통점이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를 발생시켰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SYS홀딩스와 SYS리테일에 대해 시정명령과 SYS홀딩스 7억4500만원, SYS리테일에 대해 16억23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중견기업 집단이 계열회사 간 무상 담보제공 등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활용해 중소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할 우려를 초래하는 등 건전한 거래질서를 왜곡하는 위법행위를 시정한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며 "계열회사라는 이유로 합리적인 경영상 고려 없이 당연하게 지원해 시장 퇴출가능성을 낮추고, 다른 경쟁사업자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경쟁하도록 하는 관행을 제재한 점에도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조치를 통해 많은 국민이 실생활에서 이용하고 있는 가전제품 유통시장에서 가격과 품질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쟁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여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며 "앞으로도 대기업집단 뿐만 아니라 중견집단의 부당한 지원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시하고 위반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시사매일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