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음식디미방, 29일 '한국의집'서 재탄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매일 한경자 기자】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서도식)이 운영하는 전통문화복합공간인 한국의집에서 오는 29일부터 한글 최초의 조리서인'음식디미방'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의 반가음식특선을 선보인다.

최초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있는 음식들이 최근 외국 귀빈들에게 큰 호평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음식디미방은 조선후기 유학자인 석계 이시명 선생의 부인 장계향(1598~1680)선생이 340여 년 전 자손들을 위해 일흔이 넘어서 지은 조리서로서 최초의 한글 음식백과서이자, 현존 최고(最古)의 한글조리서다.

조리서에는 국수, 만두, 떡 등의 면병류를 비롯한 146가지의 음식조리법과 더불어 저장, 발표식품, 식품보관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12일 제7차 세계물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외국 정상, 국제기구 인사들의 환영 오찬에서도 음식디미방에 있는 음식들이 나와 적잖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에 앞서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종가의 맛 음식디미방 시식회’에서도 외국사절 등 국내외 귀빈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주로 찌는 조리법을 사용한 음식디미방 메뉴는 반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자재 본연의 영양과 맛을 살린 건강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일례로 당면이 없던 시대에 사대부를 위한 귀한 재료로 만들었던 원래의 '잡채' 와 대구껍질에 송이버섯, 꿩고기 등의 소를 넣어 삶아낸 '대구껍질느르미' 는 그 중 별미라 할 수 있다.

한편 당대 사대부가 즐겨먹던 음식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만두를 보아도 그렇다. 보통의 만두는 만두피를 빚어 소를 넣어 만드는데, 음식디미방의 만두는 밀가루 전병을 부쳐 그 위에 소를 넣어 굴린다.

만두소의 재료도 귀하다. 꿩, 무, 미나리, 두부, 표고버섯 등을 볶아 만들고 여기에 잣가루도 넣는다. 이렇게 만든 만두는 석류모양처럼 생겼다하여 만둣국을 '석류탕'이라 부른다.

이름도 참 예쁘다. 이처럼 반가의 음식은 손님을 위해 정성껏 대접하려는 양반의 기품과 정신이 깃든 음식으로, 조리하는 이의 정성과 세심한 손길이 많이 필요한 음식이다.

석계종택의 종갓집 맏며느리이자 ‘음식디미방 보존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조귀분 여사는 중국 일본 등을 다니며 한식을 알리고 있다. 음식을 맛 본 외국인들의 반응도 꽤 좋다.

“이 조리서가 나오던 시기에는 고추가 사용되기 전이예요. 고춧가루대신 산초가루나 후추로 매운맛을 냈죠. 그러다 보니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고 아주 담백해요.” 지금껏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맛의 한식은 외국에서도 통했다.

음식디미방을 알리려는 조귀분여사의 이러한 노력은, 34년간 우리 전통음식을 보존․보급하고 있는 한국의집의 목표와 그 맥을 같이해 한국의집에 종가의 조리비법을 전수하고, 새롭게 메뉴를 재 구성해 일반에 선보이게 됐다.

조귀분 종부와 함께 한국의집 조리팀이 '음식디미방' 에 수록된 반가의 음식을 새롭게 구성해 누구나 즐길 수 있게 점심특선으로 선보인다. 수교애, 대구껍질채, 석류탕 등 대표적인 음식디미방의 음식 20여종이 제공되며, 사전 예약은 필수이다. (1인당 5만5000원 · ☎문의: 02) 2266-9101~3)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시사매일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