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최측근…中견제, 韓·美·日 삼각동맹 공고화"

<창간8주년 특집>신임 駐韓 美대사 ‘마크 리퍼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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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 소정현 대기자】◇41세로 ‘역대 최연소 대사’ 부임

주한 미국 대사로 41세의 젊은 마크 리퍼트(Mark Lippert)이 최근 부임했다. 1973년생의 리퍼트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가운데 최연소 대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1973년 2월 오하이오주 출생의 ‘리퍼트’ 대사는 익히 알려진바, 오바마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부터 보좌해온 정치적 동지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아시아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 리퍼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폭넓게 관여한 전략통으로 손꼽힌다. 리퍼트 대사는 한반도 및 동아시아 외교안보 정책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퍼트는 ‘수전 라이스’(Susan Rice)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데니스 맥도너’(Denis McDonough)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보 할 수 있는 3인 중 한 명이다.

리퍼트는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척 헤이글’(Chuck Hagel) 현 국방장관과도 친분이 상당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앞서 리퍼트를 비서실장으로 기용하면서 “중대한 시기에 능력 있는 적임자가 필요했다.”며 “리퍼트가 집중력과 실용성으로 목표 성취 능력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부처 간 협력과 문제해결에도 비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리퍼트는 국방장관 비서실상 재직 시에 이런 모습이 종종 목도되곤 했다 한다. “척 헤이글 국방부 장관이 주재하는 회의를 보면 3성, 4성 장군이 즐비한데도 늘 헤이글 장관의 오른쪽에 앉는다”면서 그가 오바마 미 행정부의 실세임을 단적으로 예시하는 증표라는 것이다.

이렇듯, 언제든 백악관과 국방부에 전화를 직접 걸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한국에 부임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우리 정부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인사 가운데 외교안보 분야와 한반도 이슈를 가장 잘 아는 인물로서 한·미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과 최상급의 기대감을 감추질 않고 있다.

美 의회조사국(CRS) 출신 동아시아 전문가인 ‘래리 닉시’(Larry Niksch) 박사는 “내가 한국인이라면 리퍼트 대사 부임을 기뻐할 것”이라는 세 가지 이유와 근거를 이렇게 제시한다.

오랫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보좌관으로 활동한 만큼 대통령과 매우 친밀하고,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과 동북아 정책에 지대한 관심을 투영하여 왔기에 한국 관련 이슈들과 딜레마에 해박하며, 풍부한 국방부 경험을 토대로 한반도 안보를 다루는 한·미 국방 당국 관계자들과 교감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리퍼트의 주한 대사 기용은 최근 거물급인 ‘캐럴라인 케네디’(Caroline Kennedy, 故케네디 대통령의 딸)의 주일 대사 부임을 계기로 한국 측의 입장과 시각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후문이다.

이에 힘을 실듯 ‘커트 캠벨’(Kurt Campbell) 前 국무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최근 美 언론과 인터뷰에서 “리퍼트처럼 유능하면서 한·미 동맹을 중요하게 여기는 오바마 대통령 최측근이 대사로 임명되는 건 한국에는 행운”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정책 브레인…‘對北현안 리더십’ 기대

리퍼트와 오바마 대통령과의 인연은 2005년경으로 올라간다. 리퍼트는 당시 일리노이주(Illinois州) 연방 상원의원이던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담당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인연을 깊은 연분을 맺은 후 줄곧 외교안보정책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리퍼트는 2009년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대통령 ‘외교‧안보부보좌관’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2011년에는 한반도 안보정책 등을 총괄하는 국방부 아·태 차관보 등 요직을 거치면서 오바마 행정부 내 외교안보 실세로 자리를 굳혔다.이어 2013년 4월 국방장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 리퍼트는 상대적으로 연소하지만, 1999년부터 ‘톰 대슐’(Tom Daschle), 패트릭 레히 등 상원의원들을 보좌해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는 중평이다. 14년 전 리퍼트를 보좌관으로 기용했던 ‘패트릭 레히’(Patrick Leahy) 상원의원은 리퍼트 지명자가 ‘전문성과 지식을 겸비한 훌륭한 분석가’라고 추겨세운다.

리퍼트는 최근 요동치는 동북아권에 대한 미국의 대외전략을 잘 숙지하고 있는 인물로서 오바마 2기 미국 행정부의 동북아 전략이 한미일 긴밀한 공조 하에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동맹국 간 군사안보 협력 구체화라는 목표가 분명한 만큼, 리퍼트가 한국에서의 역할을 자처했을 것이란 것이 외교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리퍼트 대사의 美 정부 내 소통능력과 중량감, 전문성 때문에 한미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퍼트는 오바마 행정부의 이른바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에 직접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한국에서도 이를 확고하게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연관해 리퍼트의 지난 경력과 활동을 통해 대북관계 전망을 예시해 본다.

리퍼트는 해군 정보장교로 이라크에서 복무한 경력이 있으며, 미국의 아프간 철수 전략에도 깊이 관여하는 등 군사 전략통이기도 하다. 리퍼트는 한국과 전시작전통제권 재연기 협상에 참여했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맞서 미사일 방어강화 대응책 수립에 깊이 관여한 바 있다. 올 3월 25일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토의(DTT)에도 참석했다.

또한 리퍼트는 ‘제임스 서먼’(James Thurman), ‘커티스 스카파로티’(Curtis Scaparrotti)등 전‧현직 주한 미군사령관과도 친밀한 관계여서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가 관측되는 가운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임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점쳐진다.

2011년 11월 17일, 당시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후보자였던 리퍼트는 美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은 지역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며, 미국 영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불확실한 정치 권력승계와 맞물린 북한체제의 불투명성은 우리의 우려를 가중하고 있다"고 서면 증언했다.

이어 리퍼트는 "억지력만으로는 북한의 문제를 종식시킬 수 없으며 우리가 직면한 핵, 미사일, 확산위협을 다루는 지속적 해법을 위해서는 외교 역시 긴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여기에 덧붙여, 리퍼트기 "한국군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덴만 등에서처럼 미군과 함께 여전히 활동할 것이기에 한미동맹은 글로벌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는 한미동맹의 외연 확장에도 절대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비등하다.

◇ 韓日 복원, 한미일 ‘三角同盟 재정립’

리퍼트 대사는 한국보다 중국과 일본 사정에 밝다는 평가도 있다. 리퍼트는 과거 베이징 대학에서 교환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어를 배웠고, 국방부에서는 美日 안보조약 지침 개정을 주도하는 등 일본 관료들과 친분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리퍼트는 한미일 군사협력 필요성을 공공연하게 주창했다. 日 요미우리 신문은 “리퍼트가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등에도 관여했다” 전하면서 “리퍼트의 주한 美대사 부임은 한미 관계 강화뿐 아니라 한미일 연계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미국이 중국 견제 등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각 공조가 필수적인 만큼, 美 국방부에서 ‘3국 안보토의(DTT)’를 주도한 리퍼트 대사의 역할에 한층 시선이 쏠린다. 이를 바탕으로 경색국면의 한일 관계 개선에도 적극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있다.

앞서, 양호한 평가 속에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 학사와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리퍼트의 주한 대사 기용설은 공식 발표 6개월 전부터 이미 외교가에 파다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David Straub)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 부소장은 “리퍼트 대사는 의회와 백악관, 군, 국방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며 “실무 능력과 전문성 겸비로 주한 美대사 소임에 충실한 자질을 갖추었으며, 만만의 준비가 됐다고 본다”는 낙관적 기대를 피력한다.

‘빅터 차’(Victor Cha)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리퍼트는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아시아를 가장 잘 아는 정책통의 하나이며 백악관과 국무부 내에 양쪽 모두에 양호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특히 모든 나라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대사를 원한다. 리퍼트 실장은 그럴 능력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후한 점수에 못지않게 미완의 능력 검증 부재로 평가하는 시각 역시 상존한다. 리퍼트 내정자는 現 주한 미국 대사인 성김(54) 보다 13살이 어리다. 기존 최연소인 ‘윌리엄 레이시’(William Lacy) 대사는 1955년 부임 당시 리퍼트 대사보다 4살 위의 45세였다.

국무부 한반도 분석관을 역임한 한 아시아 전문가는 “그동안 한국에서는 오랜 경력의 숙련된 美대사들이 교섭과 위기대응 자질에서 우선시되어 왔다. 리퍼트 대사가 너무 젊으며 현장 외교경험이 일천한데도 대통령과 단지 가깝다는 것만으로 그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며 우려를 표명한다.

한편, 지난 2011년 11월 부임한 ‘성 김’(Sung Kim) 前 대사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지명됐다. 김 전 대사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겸직하게 된다. 김 전 대사는 지난 2011년 6자회담 특사를 맡아 북핵 협상에 깊숙이 관여한바 있다.

리퍼트는 한국에 대해 깊은 호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를 만나본 한 인사는 “한국 관련 이슈를 매우 상세하게 꿰뚫고 있었으며 한국에 대한 애정도 많아 인상적이었다.”고 전언한다.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美 의회 보좌관 초청 프로그램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경험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우호적 정서를 공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마크 리퍼트(Mark Lippert) 프로필

▲1973년 2월 28일 오하이오주 출생 ▲미국 국방부 비서실장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보안담당 차관보 ▲미국 대통령 외교안보 부보좌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 ▲미국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수석대외정책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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