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사상 최대 실적 행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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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앞날이 불투명해 실적 신기록 행진이 중도에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수주가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호황기 때 발주한 선박 인도 연기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실적 전망에 따라 조선업계에도 암울한 시절이 올 수 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매해 '사상최대' 실적…올해는 '불투명'

최근 몇 년 동안 조선업계는 실적 발표 때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 왔다. 호황기 때 수주한 선박 건조나 인도에 따른 생산능력이 매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부터 매출 기준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해온 현대중공업은 2007년부터 최근 3년 간 15조5330억 원, 19조9571억 원, 21조14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조선 부문 수주 역시 2006년 190억 달러에서 조선업계 수주 피크를 이뤘던 2007년 258억 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2008년엔 227억 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매출 실적이 6조3517억 원, 8조5191억, 10조6645억 원, 13조949억 원으로 매년 2조 가까이 최대 실적 기록을 꾸준히 갱신해 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건조 능력이나 설비기술 발전이 매출에 많이 반영됐다"며 "수주가 피크였던 2007년을 기준으로 2006년과 2008년에 수주한 물량이 매출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2006년도부터 2008년까지 3년 간 차례로 100·212·126억 달러를 수주했다.

이달 중순과 다음 달에 각각 실적 발표를 앞둔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역시 매출 면에서는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매년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며 "올해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것 같지만 2010년 이후에도 기세가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매출 감소세 전망

문제는 조선업계의 사상최대 실적 갱신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007년이 수주 피크였다"며 "수주 실적이 건조 및 인도시기와 맞물려 매출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고려할 때 연간 생산 피크는 지난해였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즉 올해부터는 건조 및 인도 물량이 줄어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올 1·2분기까지 매출이 오름세를 지속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매출 감소 시기는 수주 잔량에 따라 조선사 별로 차이가 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계 중 수주잔량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삼성중공업은 현재 기준 향후 3년 치 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관건은 각 조선사 별로 현재 2~3년 어치로 추정되는 수주잔량이 고갈되는 시점에 앞서 얼마만큼의 수주 실적을 올려 곳간을 채우느냐다.

가장 큰 걸림돌은 향후 수주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이다. 호황기 때 발주한 물량이 2012년까지 계속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발주된 선박들의 인도가 지연되는 사태도 향후 매출 전망을 흐리게 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2007년에서 2008년에 대출 받은 선사 중 상환 능력이 의심돼 대출 약정 금액을 못 받고 있는 선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 설에 시달렸던 세계 3위 해운사 CMA CGM가 발주한 선박의 인도 지연이 대표적이다. 이 관계자는 "CMA CGM은 과거 약정 체결 당시 인정받았던 채무 상환 능력이 의심돼 약정된 건조 대금의 집행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도 지연된 선박 수가 지난해 예상치 만큼 많지 않고, 중도금도 받아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인도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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