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정 프로, USLPGA 클래스A 멤버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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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지난 2005년 명지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한국 엘리트 골프선수들의 훈련 방법과 경기력 향상 방안’이라는 논문을 써 프로 출신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는 이연정(31)이 올해 USLPGA 클래스A 멤버가 됐다고 밝혔다. KLPGA회원으로서 USLPGA 클래스A 멤버가 된 것은 전현지(37), 이영귀(44), 정은아(32)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연정은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것을 느꼈고 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박사학위만 취득했다고 해서 안주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당시 미국행을 결정했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 미국으로 가고자 했을 때 이연정은 선배 전현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연정은 “전현지 프로님이 지원 서류를 내는 것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도와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모든 서류를 제출한 이연정의 꿈을 뒤흔들어 버린 사건(?)이 일어난다.

이연정은 박사학위를 받은 이듬해 봄에 지금의 남편인 강석우(30)씨와 결혼을 했고 1주일 만에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신혼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당시에는 남편도 MBA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연정은 어학원에 다니며 남편 뒷바라지에만 전념했다.

미국에 머물렀던 동안 의무 교육이었던 티칭에 관한 NEP(National Education Program) 교육을 받았지만 당시 이연정에게 ‘클래스A’는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후 임신을 하면서 한국에 들어왔고 예쁜 2세 (강)지안이가 태어나면서 육아를 위해 다시 한번 꿈을 접어야만 했다.



신혼생활과 육아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이연정은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동료들을 보며 자신의 마음을 다잡아 나갔다. 결국 그동안 여러 이유로 미뤄왔던 ‘클래스A’부터 다시 도전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연정은 차근차근 시험을 준비했다.



USLPGA 티칭&클럽 프로페셔널 클래스A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의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실기(Playing Test)와 구술(Oral Test) 그리고 필기시험(Written Test)이 그것이다. 이연정은 KLPGA 회원임을 인정받아 실기테스트는 면제 받았고 1월에 구술시험을 어렵사리 통과했다.



구술시험은 3명의 피교육자를 협회에서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 30분씩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레슨하며 교육내용이 얼마나 잘 전달됐는지를 알아보는 까다로운 테스트다. 이는 USLPGA의 시험감독관들뿐만 아니라 피교육자들에게도 점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다. 이연정은 무사히 구술시험을 통과하며 1개의 테스트만 남겨 놓았다.



문제는 필기시험. 필기시험은 티칭과 관련된 100문항 중 80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연정은 1월과 6월에는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실패를 맛봐야 했다. 두 번의 실패는 이연정에게 다시금 도전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고 이를 악물고 공부에 전념했다. 이연정은 “시험준비를 하려니 막막했지만 당시 이영귀 프로님이 선(先)경험자로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드디어 11월 15일, 세 번째 만에 테스트를 통과해 KLPGA회원으로는 네 번째로 클래스A 멤버가 됐다. 이연정은 “혼자 몸으로 준비를 했던 것이 아니라 애기 엄마이자 아내의 역할까지 해야 했기에 너무 힘들었다.”며 “또 지난 6월에 시험을 보러 갔을 때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여서 입덧이 너무 심해 울며 공부를 하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연정은 “시험에 붙었을 때 가장 먼저 가족들이 떠올랐다. 특히 시아버님(강선중씨)과 남편이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기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정말 고맙다.”고 ‘클래스A’ 멤버가 된 소감을 밝혔다. 현재 모교인 명지대학교에서 후학에 힘쓰고 있는 이연정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도 덧붙였다.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부탁하자 “골프를 통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다.”고 입을 연 이연정은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절대로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선수 생활만이 전부가 아니라 더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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