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사>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신화 다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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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신문/시사매일< 발행인: 金弘中>
지난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부터 시작된 금융위기로 전 세계는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금융에서 시작된 불길이 실물경제에도 옮겨 붙어 세계경제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 파장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전혀 경험하지 않았던 시련이기에 고통의 강도는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세계 각국은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에 몇몇 나라의 노력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입니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G7이 아니라 G20 정상들이 모여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한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 회의에서는 금융시장 개혁을 위한 5개 원칙과 47개 중·단기 실천과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5개 원칙은 투명성 및 책임성 강화, 금융감독, 규제 개선, 금융시장 신뢰성 제고, 국제적 협력 강화,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입니다.

또 각국의 적절한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내수부양과 신흥국 유동성 지원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의 단기유동성 지원제도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습니다.

이와 함께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금융위기에 대처해 나가는 한편 과도한 보호주의를 지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그리고 신흥국 간의 현저한 입장차로 인해 세부 진행계획 마련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가 대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보다도 금융이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이 금융에 대한 탈규제화를 추진해 온 것이 결국 관리감독기능의 부실화로 이어져 금융기관끼리도 믿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탐욕에 눈이 멀어 자정능력마저도 내팽개쳤기에 시장만능주의에 대한 신화가 깨지고 만 것입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신자유주의의 몰락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이번 사태는 지난 1929년 대공황 이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번 금융위기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IMF 때보다 살기가 더욱 어렵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들립니다. 소비가 줄다보니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도산도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금융위기가 이렇듯 발 빠르게 실물경제의 위기로 전이돼 우리의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러한 난관을 헤쳐 나갈 의지와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립한 신생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냄과 동시에 민주화를 안착시킨 유일한 국가입니다. 그것도 6·25라는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제3세계의 역할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IMF를 단기간에 졸업할 정도로 단결력과 역동성을 갖고 있습니다. 한미 FTA도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각 경제주체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신뢰를 상실했을 때 어떠한 결과가 초래되는 지는 작금의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월드경제신문은 창간 2주년을 맞아 독자 여러분께 우리 경제가 신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는 약속을 드립니다. 각 부문에서 일어나는 신뢰를 깨뜨리고 시장을 어지럽히는 행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함으로써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합니다. 변화가 없는 곳에서는 도약을 이뤄내기가 어렵습니다. 적절한 규제와 감시가 없는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경쟁이나 영업관행은 우리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이러한 점을 재인식해야 할 때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신뢰감은 우리가 성장신화를 다시 쓸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가 처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작업에 월드경제신문은 미력이나마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08년 11월18일


발행인  김홍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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