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대 떠나는 정병석 총장, "한기인과의 인연과 추억 영원히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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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6월초 마지막 특강에서 재학생들이 전달한 3,000 통의 편지 항아리단지를 받은 정병석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새 정부의 공공기관장 재신임 과정에서 물러나게 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정병석 총장이 이달 16일 이임식을 앞두고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감사의 회신편지를 보냈다.

지난 11일 이 대학 재학생과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 4,000여 명을 대상으로 배달된 온라인 편지는 지난달 정 총장의 마지막 특강 자리에서 전달받은 재학생들의 편지에 대한 회신 성격의 감사편지다.

당시 특강에 앞서 이 대학 총학생회는 정 총장에게 감사패와 함께 3,000여 명의 학생들로부터 받은 편지 항아리단지를 전달한 바 있다. 행사가 끝나고 학생들이 쓴 존경과 아쉬운 감정이 묻어나는 편지를 모두 읽어봤다는 정 총장은 “여러분의 큰 사랑을 가슴에 품고 간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마음만은 언제까지나 한기대 총장으로서 한결같은 자부심을 갖고 영원한 한기인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총장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뒤 3,0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각종 색종이에 깨알같은 글씨로 총장에 대한 사랑과 존경, 아쉬움과 애틋함을 편지에 담아 전달했다. 정 총장은 “대학 총장으로서 가장 뿌듯하고 가슴 벅차오름을 느꼈다. 특히 학생들이 대학에 대한 자부심을 강화시킨데 대한 평가와 감사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여러분과의 인연과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이날 보낸 편지에서 “2년 4개월 남짓한 재임기간동안 한기대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특성화된 우수한 교육모델을 바탕으로 외부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하는 특성화 명문대학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며 “학교 발전을 위해 격려해 주시고, 때론 따끔하게 질책해 주며 함께 노력했던 매 순간들이 우리 한기대의 역량이고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지금껏 총장직을 열심히 해올 수 있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총장 사임이 확정된 후, 정 총장은 주위 사람들에게 오히려 “4년 동안 해야 될 일들을 2년 남짓한 기간에 끝마쳤으니 후회는 없다”는 말로 위안을 줬다고 한다. 교수협의회 등이 정부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 총장 사퇴 반대운동이 있었으나, 정 총장은 “정부 방침에 따라야한다. 나 혼자 떠나면 되는 일인데 학교와 구성원들에게 누를 끼칠 수 없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정 총장의 이런 모습에 내부 교수들의 평가도 남달랐다. 모 학부 교수는 “대학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애쓰고 헌신한 점에서 너무나 큰 아쉬움이 남는다. 정 총장님은 학교의 방향과 비전을 확실하게 잡아나간 넓은 식견을 지닌 분이셨다”이라고 평하며 “교수가 참으로 이기적인 집단인데 총장님에 대해서는 모두가 한결같이 학교를 위해 애쓰시고 많은 발전을 이루었음을 인정하고 있다”며 교수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정 총장은 지난 달 학생들과 가진 마지막 특강자리에서 “총장이 아닌 평교수로서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희망을 비친 바 있다. 그 바람대로 정 총장은 다음 학기부터 수도권 모 대학에서 경제학 강의를 맡아 직접 학생들을 가르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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