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없는 드라馬’...심승태 기수 코리안더비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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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두 번째 교류경주이자 삼관마 탄생에 대한 기대로 관심을 모았던 코리안더비(GI) 대상경주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마필인 '에버니스톰'(부경, 3세, 수, 8조 김상석 조교사)이 우승했다.

18일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경마공원 9경주로 펼쳐진 이날 경주에서 '에버니스톰'에 이어 '개선장군'(부경, 3세, 수, 1조 백광렬 조교사)이 2착, '남도지존'(부경, 3조 오문식 조교사)이 3착을 차지해 부산경남 말들의 잔치로 끝났다. 한 경마전문가는 이 같은 부경마필들의 싹쓸이에 대해 “부산은 서울에 비해 경쟁이 더욱 치열한 시스템이다.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아직 3관 마지막 경주가 있어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의견 또한 있었다.

‘에버니스톰’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순간 관중석을 가득 메웠던 3만 8천여 관중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역시 경마는 모른다’며 푸념 섞인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와 적중의 기쁨에 함성을 지르는 이가 내뱉는 소리가 뒤섞여 장대비가 내리고 있는 과천벌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당초 우승후보로는 부경경마공원 소속마필이자 지난 KRA컵 마일(GIII) 대상경주 우승마였던 ‘레인메이커’와 역시 부경마필인 ‘개선장군’ 등이 우승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에버니스톰’의 심승태 기수(30세, 프리기수)는 애초에 어느 정도 우승을 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조교를 할 때 초반에 힘을 비축하는 훈련을 많이 했었고 조교를 거듭 할수록 추입에도 재능을 보여 막판 한걸음을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해 어느 정도 우승을 예상했다고 한다.

코리안더비에 출전한 많은 마필 중 대다수 마필들이 선행형 각질을 보이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심승태 기수의 작전이 주효했던 것. ‘에버니스톰’을 관리하고 있는 김상석 조교사 역시 “선행마인데 초반에 잘 참았던 게 주효했다”고 말해 심승태 기수의 능력을 높게 샀다.

심승태 기수는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온 얼굴에 흙 범벅이 된 채 회심의 미소를 머금었다. 자신의 첫 대상경주 우승을 Grade로 장식하는 기쁨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회심의 미소를 지은 것. 우승소감에서 심 기수는 “첫 대상경주 우승이다. 첫 대상경주를 이렇게 큰 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심승태 기수는 30기로 지난 2001년 데뷔해 현재까지 통산 2263전 137승, 2착 161회를 기록해 승률 6.1%, 복승률 13.1%를 기록 중이다. 심승태 기수는 프리기수제도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수 중 한명이다. 프리기수제 시행 이전에는 평균 6%대의 승률을 보이다가 프리기수제가 시행된 작년부터 8%가 넘는 승률을 기록해 수치상으로도 비약적인 성장세를 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기록 중인 137승 중 50%에 가까운 60승을 2007년 이후 기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심승태 기수 본인은 “심한 악벽마만 아니면 말을 가리지 않고 매 경주 똑같은 마음으로 기승하다보니 성적이 잘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유의 낙천적 성격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한 경마전문가는 “심 기수의 기승폭이 상당히 광범위해졌다. 조교사들의 믿음을 얻었다는 증거”라며 그 이유를 심승태 기수의 기승술 발전으로 꼽았다. “균형감각과 기승자세가 매우 좋아 말을 곱게 탄다고도 하는데 그만큼 기승하는 마필이 부담을 덜 느껴 경주에 전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하반기 100승을 돌파한 후 빠른 상승세로 200승에 도전하고 있는 심승태 기수.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내년 초에는 200승 돌파도 가능하리란 전망이다. “하루 12두에 기승한다 해도 체력부담을 느끼지 못하며 기승하는데 큰 불편함도 없으니까 앞으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심 기수. 첫 대상경주를 코리안더비(GI) 우승으로 멋지게 장식한 심승태 기수. 분명 보여줄게 많이 남아있는 기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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