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산망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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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전산망도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저축은행의 전산망을 뚫은 해커와 시중은행의 전산망을 해킹하려 한 해커가 잇따라 경찰에 체포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인천에 본사를 둔 모아저축은행을 해킹한 한 미국인을 붙잡아 지난 1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03년 취업비자로 입국한 이 미국인은 모아저축은행의 대출정보 관리시스템을 해킹한 뒤 고객정보 파일에 암호를 설정했고, 해킹 과정에서 획득한 은행 직원 휴대폰 번호로 20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은행 전산망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루트 권한’을 획득한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망에 해킹을 시도한 혐의로 3명을 붙잡아 15일 구속했다. 이들은 무선 랜카드와 지향성 안테나가 달린 노트북컴퓨터를 이용해 야간에 하나은행 허브센터와 외환은행 본사 앞에서 두 은행의 무선 공유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채집했다.

이러한 사실은 금융권의 전산망이 더 이상 안전지대로 남아 있지 않다는 명백한 증거다. 고객들이 돈을 금융권에 맡기는 것은 금융권이 자신의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자칫하면 금융산업 전체에 일대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는 사건이다. 금융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산망 보안에 더욱 만전을 기해 고객의 불안감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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