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정부는 코로나 집단면역 올해 안에는 가능한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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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달 말 들여올 예정이던 코백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도입이 4월 셋째 주로 늦춰진다고 밝혔다. 도입 물량도 대폭 줄어든다고 했다. 당초 이달 말까지 도입될 코백스 AZ 백신 물량은 345000명분이었다. 그것이 무려 37.4%가 줄어든 216000명분 밖에 들여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제적 공급 상황의 어려움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정 청장은 4월과 5월에 도입될 코백스 AZ 백신 물량도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얀센모더나노바백스 백신 도입 물량과 시기 또한 각 제약사와 협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향후 도입 일정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제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조차 도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데다 해외 제약사와의 도입 일정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니 국민 마음은 심란하기만 하다.

이렇게 코로나 백신 도입 일정이 갈수록 늦춰지면서 집단면역 생성은 요원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들 정도다. 사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이루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인구보다 많은 5600만명분 이상을 확보해 9월까지 전 국민 70%에게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여기에다 면역 기간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해 2000만명분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장담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은 정부의 발표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러니 정부가 발표한 백신 접종 일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백신 도입과 관련에 여러 차례 말을 바꿔 불신을 키웠다. 그렇게 외치던 K방역 홍보도 최근 들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러니 방역 단계는 언제 하향 조정될지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정부가 도대체 코로나 방역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장담한 11월 코로나 집단면역은 더 이상 믿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사실 정부는 작년 백신 도입이 늦어지는데 따른 비판 여론이 비등(沸騰)하자 온갖 이유를 갖다 대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외국의 백신 부작용 사례를 보며 도입하는 게 국민을 위해 더 좋은 일이라고까지 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 순위가 세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세계 경제 10위권 안팎을 넘나드는 국가의 위상이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동안 백신 도입과 관련한 정부의 발표를 보면 정책 실패를 가리기 위해 변명이 변명을 낳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최근 미국과 EU 등에서는 백신 여권발급까지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만 코로나에 발목이 잡혀 경제 회복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이제라도 백신 도입이 왜 이렇게 늦어졌는지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 또한 코로나 집단면역이 올해 안에는 가능한지 답해야 한다. 그것이 코로나로 온갖 피해를 감수하면서 1년 넘게 버텨온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얼버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誤算)이다. 이 돈도 결국 국민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국민이 내는 세금 걷어 나눠준 것으로 생색(生色)을 내려 한다면 국민적 분노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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