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야
【社 說】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야
  • 월드경제신문
  • 승인 2021.01.26 1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드경제신문】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2021년 업무보고 모두발언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부처와 당정이 함께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논란을 벌였던 코로나19에 따른 자영업자 손실보상은 지급 시기만 남았지 사실상 확정됐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손실보상과 관련해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기획재정부를 매섭게 질책한 바 있다. 여기에 집권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가세해 논란이 심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검토를 지시한 만큼 손실보상이 철회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여당은 다음 달 중으로 손실보상 관련 법률을 통과시킨 뒤 늦어도 4월 초까지는 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3월 안, 늦어도 4월 초에는 지급이 이뤄져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야당에서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돈을 뿌리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지 1년이 넘어가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가 워낙 커 강력히 반발하기도 마땅찮다는 분위기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재로선 어느 정도의 손실보상은 불가피하다는 점은 여야 모두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그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당 의원들이 국회에 제출한 법안조차 보상 범위가 제각각인 것이 이를 웅변(雄辯)한다. 민병덕 의원의 안은 월 24조7000억원이 예상된다. 강훈식 의원 안의 경우 월 1조2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편차가 큰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 범위를 어느 정도까지 보상해 줄 것인가에 대한 입장차 때문이다. 그만큼 조율하기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합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재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점도 문제다. 자칫 재정건전성 훼손이 심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문 대통령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이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 더군다나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지금으로서는 예측이 난망이다. 손실보상 기간은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도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소급 적용 여부도 난제다. 지나친 국채 발행으로 자칫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국가신인도가 하락해 우리 경제에 난기류가 형성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는 상황이다.

홍남기 부총리 말마따나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우리가 갚지 않으면 다음 세대라도 갚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손실보상과 관련된 법률 제정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관련 정책은 궁극적으로는 정부 여당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 한정된 재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하는가는 정부 여당의 정책 수행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보궐선거를 의식해 졸속으로 만들 경우 두고두고 우리 경제와 다음 세대에게 짐이 될 수 있다. 이 점을 정부 여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