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이동하는 앰블런스와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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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 최승준 기자]도로 위에 긴급한 상황임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도 서행 운전을 하면서, 긴급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 준다고 말할 겁니다. 그런데, 길을 비켜주는 과정에 긴급자동차와 사고가 났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고난 상황을 정확하게 확보하고, 경찰차와 보험처리반이 와서 상황을 인지할 때까지 긴급자동차를 안 보내주시지는 않으시겠죠?

안타깝게도 지난 6월 8일에 응급실로 가던 긴급자동차(사설구급차)가 차선을 변경 중 택시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차 안에는 3년 동안 암을 앓고 있었고, 호흡 상태가 좋지 않아 급하게 병원으로 이동하는 환자가 타있던 상황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택시기사는 환자의 상태를 믿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긴급하지 않은 차가 빠르게 지나가려고 사이렌을 켜고 운전한 건 아닌 지 의심을 했습니다.

사고 피해자라고는 하나 택시기사의 대화내용은 상식을 벗어난다고 생각을 하실겁니다. 하지만, 택시기사 머리속에는 '긴급한 상황의 자동차와 사고가 발생하면 형사책임을 받을 수도 있다'라는 도로교통법이 떠올라 선수를 쳤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사설응급차로 이동하려던 환자는 결국 119 신고를 받고 온 앰블런스를 타고 응급실을 향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5시간만에 사망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번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전언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이번 사고처리 상황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확답할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일로 해당 환자의 자녀는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분 1초가 중요한 상황에서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현행 법에 의하면, 도로를 질주하는 긴급자동차를 막아서는 경우에는 형사책임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긴급자동차가 차선을 변경하다가 사고가 난 상황이라 위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 환자를 빠르게 이송하려던 긴급자동차의 운전자가 상대운전자로 인해 중요한 업무를 하지 못 한 것에 대한 처벌을 요구할 경우, 업무방해 협의 적용을 통한 2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까운 결과로 끝난 상황이지만 긴급자동차에 환자가 있었던 사실은 명확하므로, 사고 처리를 조금 더 뒤에 하거나 그 전에 긴급자동차가 빠르게 길을 이동할 수 있도록 차선변경을 도와줬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급차에 탔던 환자의 사망원인이 교통사고와의 관계 여부를 떠나서, 긴급한 자동차(앰블런스/소방차 등)가 우선 통행할 수 있도록 작은 양보가 없었다는 점은 끝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제는 많은 운전자들이 긴급자동차를 보면 길을 터주고, 양보하는 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했다고 생각하는 요즈음 같은 때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여 유감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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