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하역업체 기업결합 가능해져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하역업체 기업결합 가능해져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9.11.05 1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위, 경쟁사업자 시장진입 저지 행위 금지 등 조건부로 허용
▲신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터미널(사진=인천항만공사)

【시사매일 김태훈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에서 하역업을 영위하는 △㈜동방 △㈜선광 △㈜영진공사 △우련통운(주) 등 4개 사업자(이하 결합 당사회사)가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의 시설 전부를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임차해 관리하는 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건을 심사했다.

심사결과, 해당 기업결합을 승인하되 결합 당사회사 및 인천국제페리부두운영㈜(이하 신설회사)가 결합 후 경쟁사업자의 진입을 저지하는 행위, 공정한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시정조치에 대한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결합 당사회사와 신설회사 상호간에 공정한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하역요금, 작업소요 시간 등)의 공유를 금지한다. 결합 당사회사 이외의 다른 사업자가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하역업 수행을 위해 시설 임차를 요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거나 결합 당사회사보다 불리한 조건의 계약을 체결해서는 안된다.

시정명령 이행감시를 위한 기구 등 외부통제장치를 마련하고 해당 기구가 작성한 이행결과 보고서를 매 사업년도 종료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결합 당사회사는 올해 12월 개장예정인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의 시설을 관리하는 회사를 지난 2018년 6월 22일 설립하고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은 현재 제1·제2터미널로 이원화 된 여객터미널을 통합해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터미널 하역업무의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건립됐다.

이 사건 결합은 대규모 회사 외의 자(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2조원 미만) 사이의 기업결합으로 기업결합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사후신고 대상에 해당된다.

결합 당사회사는 인천항에 접안하는 카페리 선으로부터 화물을 싣고 내리는 카페리 터미널 화물 하역업을 영위하고 있다. 참고로, 인천항에서 카페리 터미널 화물 하역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는 결합 당사회사 뿐이다.

신설회사는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의 부지 및 시설 전부를 30년간 임차한 뒤, 해당 시설 등을 결합 당사회사 등에게 임대해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 등으로 운영되는 회사이다. 신설회사는 지난 7월 19일 인천항만공사와 임차계약을 체결했다.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의 개장 이후 신설회사는 하역작업 수행 인력, 하역에 필요한 일부 장비 및 부지 등을 결합 당사회사에게 공급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결합 당사회사는 이후에도 하역물량 유치를 위한 영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며 상호 경쟁한다.

상품시장은 결합 당사회사가 영위하는 ‘카페리 터미널 하역시장’과 신설회사가 영위하는 ‘카페리 터미널 시설 임대시장’으로 획정했다. 우선, 카페리 터미널 하역서비스의 수요자인 카페리 선사들은 하역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카페리(여객)터미널 이외에 다른 터미널(컨테이너 터미널 등)로 구매(수요)를 전환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카페리 터미널 하역사업만을 관련시장으로 판단했다.

또한, ‘카페리 터미널 시설 임대’의 경우, 카페리 터미널 하역사업자들은 터미널 시설의 임대료가 인상된다 하더라도 항만에서 멀리 떨어진 컨테이너 야드 등의 시설을 이용해 사업을 영위할 수는 없는 사정을 고려했다. 컨테이너 야드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자체의 영위가 불가능하고, 항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부지를 확보하는 경우, 비용증가로 경쟁상 열위에 처하게 된다.

지역시장은 ‘카페리 터미널 하역시장’과 ‘카페리 터미널 시설 임대시장’ 모두 ‘인천항’지역으로 획정했다.카페리 터미널 하역시장의 지역시장 획정에 있어서는 인천항을 이용하는 한-중 카페리 선사들은 항로를 변경할 수 없고 인천항에만 정박 할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카페리 터미널 시설 임대시장의 경우에도 카페리 터미널 하역사업자들이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이외의 시설을 이용해 그 사업을 영위하기는 어려운 사정을 고려했다.

기업결합의 유형을 살펴보면 신설회사가 임대하는 카페리 터미널 시설은 결합 당사회사와 같은 카페리 터미널 하역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원재료 성격이 있으므로 ‘수직형 기업결합’에 해당한다.

시장집중도는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하역시장의 HHI가 2500을 초과(2988.27)하고 결합당사회사 중 동방 및 영진공사의 시장점유율이 25%를 초과하므로 안전지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안전지대요건은 수직결합의 경우, 관련 시장의 HHI가 2,500 미만이고 당사회사의 시장점유율이 25% 미만이거나, 당사회사가 각각 시장점유율 4위 이하에 해당된다. 이 사건 결합으로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하역시장’에 진입하려는 신규사업자에 대한 봉쇄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신설회사가 운영하는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하역시설은 결합 당사회사와 같은 카페리 하역사업자에게는 필수설비에 해당하므로, 이같은 시설에 대한 독점적인 임차권을 신설회사가 30년간 확보한 상황을 고려했다.

필수 설비는 해당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시장 참여가 불가능 하거나 중대한 경쟁상 열위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요소로, 특정 사업자가 해당 요소를 독점적으로 소유·통제하고 있고 해당 요소의 대체가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한 요소를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결합 당사회사가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하역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선호할 유인이 없다.

이 사건 결합으로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하역시장’에서 협조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신설회사가 결합 당사회사에 청구하는 하역 인건비, 항만부지 및 장비 임대료 등이 유사해 결합 당사회사의 원가구조 및 하역요금에 대한 이해관계 또한 유사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결합 당사회사 사이에 하역요금과 관련한 암묵적 공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결합 당사회사 및 신설회사(이하 피심인’) 사이에 하역요금, 하역에 소요된 시간, 화물의 양·종류·화주명 등 공정한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아울러, 위와 같은 내용을 결합 당사회사 사이에 체결된 주주간 협약서에 포함하도록 했다.

신설회사는 결합 당사회사 이외의 사업자가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하역업을 수행하기 위해 시설의 임차 등을 요청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결합 당사회사에게 적용한 조건보다 불리한 내용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피심인들은 이와 같은 시정명령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외부통제장치를 마련해 60일 내에 공정위에 제출해야 하고, 매 사업연도 종료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외부통제장치가 작성한 이행결과 보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피심인들은 이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한 이후 시장상황의 현저한 변화 등 타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 시정명령의 취소 또는 변경을 공정위에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조치는 항만하역사업자 사이의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한 최초의 사례로서,기업결합을 통한 효율성 확보를 허용하되,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하역 시장으로 신규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쟁을 촉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신설회사 및 결합 당사회사 사이에 공정한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의 공유를 금지하여 경쟁제한적인 행위의 발생을 예방했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항만 관련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 시 관련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여 시장에 미치는 경쟁제한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결합의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