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호타이어는 왜 1위 자리를 내줬는지 너무 쉽게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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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닷컴】경영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 사태가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4일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임금 삭감과 정리해고 반대 등을 주장하며 파업·상경투쟁을 벌였다. 광주공장, 곡성공장 소속 조합원 2500여명이 참여한 이날 파업으로 금호타이어는 40억원 정도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타이어 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는 작년에 수백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금삭감과 정리해고 등이 담겨 있는 채권단의 자구안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3조9000억원에 달하는 부채 해결을 위해 정부와 채권단이 나서줄 것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자구노력이 우선이라며 고통분담에 동참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근무시간 미준수와 같은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노사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회생 가능성조차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 속에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 만기가 코앞에 닥쳤다. 사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를 1년 연장해주기로 했다. 다만 다음 달까지 노사 합의의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채권단으로서는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노사 대립이 계속되는 한 노사 합의 자구안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부도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타이어 업계는 천연고무, 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데다 타이어 수요마저 감소하고 있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작년 수입 타이어 판매가 전년보다 18% 늘어난 것도 커다란 타격이었다. 업계 전반이 경영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노사가 손을 맞잡아도 난관을 헤쳐 나가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금호타이어 노사는 한 치도 양보 않겠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국내 타이어 업계 1위 자리를 왜 빼앗겼는지를 너무 쉽게 잊었다. 지금은 2위 자리마저 위협 받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 지경으로 내몰렸는가를 냉철히 반성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기회는 없다. 회생을 위해선 희생이 불가피하다. 이는 피할 수 없다. 받아들일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에는 피해만 더 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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