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법인세 대폭 인하…우리 정부의 대비책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매일닷컴】미국의 법인세가 우리보다 낮아지게 됐다. 미국의 세제개편안이 20일(현지시간) 상원과 하원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절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뿐이다.

이번 미국의 세제개편안 핵심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7%로 내린 것이다.

미국이 법인세를 파격적으로 인하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이끌어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법인세 인하에 따라 세계 주요국들도 법인세를 이미 낮췄거나 적극적으로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20%였던 법인세를 19%로 내린데 이어 오는 2020년까지는 17%로 더 인하하겠다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프랑스도 33.33%인 법인세를 2022년까지 25%로 내리기로 했다. 이탈리아도 24.5%로 낮췄고, 스페인 역시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일본도 2020년까지 최저 20% 안팎으로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회는 지난 5일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오히려 올렸다. 세계적 추세와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물론 나라마다 재정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이 법인세를 인하했다고 우리가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에 기업은 세금이 조금이라도 싼 곳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세계의 유수 기업들이 유럽의 작은 나라 아일랜드로 본사를 옮긴 것은 바로 법인세가 12.5%로 거의 세계 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번 세제개편으로 미국의 감세 효과는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1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게다가 글로벌 투자자금은 미국으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우리의 경우 향후 10년간 국내 투자는 14% 정도가 줄고 GDP(국내총생산)도 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또한 가속화될 것이 확실하다. 저금리 시대가 가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에게는 또 다른 시련으로 작용할 수 있다.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위기는 예고하고 오지 않는다. 순차적으로 오는 법도 없다. 모든 나라가 위기가 한꺼번에 몰려올 것에 대비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예상했던 것이든 아니든 지금 우리는 수많은 시련이 직면해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무슨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지 않은가.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시사매일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