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기술 코리아’에서 ‘기술’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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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닷컴】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일류 기술에 대한 최고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랬기에 이를 바탕으로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지금은 이 단계를 넘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위치를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다. 패스트 팔로어 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 산업은 중국 등 신흥 경쟁국에 쫓기는데다가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최근 하나금융연구소는 ‘2018년 산업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2~3년간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조선업 등 주력 산업들이 중국과의 경쟁으로 연쇄 불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LED, 철강, 휴대폰, 이차전지 등은 이미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국내 벤처기업의 발전 과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벤처기업의 기술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성장이 한계를 맞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와 노력보다는 어떻게 하면 정부 지원금이나 받아낼까에 더 집중하다보니 국제 경쟁력에서 뒤쳐졌다는 것이다.

매출 실적도 해외시장보다는 대기업이나 정부 납품으로 통해 올리다보니 자생력을 갖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산업 생태계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할 수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달라는 기업들의 호소는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의 대처는 굼뜨기만 하다. 이러한 현상이 결국 우리 산업 생태계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단시간 내에 빠른 성장을 이뤄낸 나라다. 자원도 거의 없었지만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도약했다. 그랬기에 ‘기술 코리아’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제 ‘기술 코리아’에서 ‘기술’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 무엇으로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겠는가. 세계 일류는 요행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도전에는 위험이 수반된다. 그렇다고 안주해서는 도약을 이루기 어렵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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