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증공사의 개인대출보증 78조로 은행 주담대의 14%

제윤경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557조 중 103조 '정책금융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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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이호준 기자】14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절반 가량이 주택담보대출인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3분의 1이 정책금융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관련 직접 대출 및 은행 대출 보증을 실행하는 곳은 주택금융공사(이하 HF)와 주택보증공사(이하 HUG) 두군데로, 2017년 8월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 557조 중 3분의 1 가량인 103조가 이 두 공사를 통해 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의 경쟁적인 개인 주담대대출 시장 진출이 주담대 대출 증가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27일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보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HF의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 잔액은 103조7568억 원, HUG의 주택구입자금보증, 조합원부담금대출보증, 전세금특약보증 잔액은 총 78조8678억원이다.

이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인 557조9889억원의 32.73%로, 은행권 주담대의 3분의 1이 정책금융에서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HUG와 HF가 경쟁적으로 개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작됐다. 원래 주택금융 수요자에 대한 금융성 보증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HF였는데, 국토부 산하의 분양보증 등 사업자 보증을 주로 하던 HUG가 법 개정이 아닌 정관 변경을 통해 개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2014년 11월 주택도시기금법상 HUG의 금융성 보증업무 취급을 제한하는 문구를 넣자는 국회 국토위원회 법안소위의 지적을 무시하고 정부가 시행령에 위 내용을 반영하지 않아 HUG가 사업자 보증 뿐 아니라 개인 전세금 중도금 대출 보증시장에 진출할 빗장을 열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의 보증 포트폴리오도 바뀌었다. 2008년 기준으로 HF의 개인보증 비중은 전체 6조7000억 원 가운데 86%인 5조8000억 원, 사업자 보증은 13%인 9000억 원 가량이었으나 2017년 6월 현재 보증잔액 17조 원 가운데 16조3000억 원(96%)이 개인보증이고 6500억 원(3.8%)가량만 사업자 보증으로 사업자 보증 비중이 줄었다.

그러나 HUG는 반대다. 2008년 개인보증은 전무했고, 사업자 보증이 100% 였으나, 점차 개인대출 보증 시장에 진출에 2017년 8월말 현재 보증잔액 83조 원 가운데 31조 원인 38%가 개인보증, 62%인 51조 원이 사업자 보증으로 개인보증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두 기관의 역할분담이 되지 않고, 개인보증부문에 있어서 경쟁적으로 뛰어들다 보니 은행권 주담대에서 정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2년 316조 원의 은행권 주담대 가운데 HF와 HUG 두 기관이 공급하는 자금 비중이 11.87%였으나, 2017년 8월말 현재는 32.73%까지 증가했다. 은행권 주담대 대출을 받는 사람 중 3분의 1이 정책금융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윤경 의원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400조의 달하는 가계부채, 이는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인데, 이것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 두 공사의 경쟁적 대출”이라며 “금융위는 가계부채 절감에, 국토부는 주택시장 부양에, 부처간 지향점이 달라 두 기관의 역할 분담을 방관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부처간 교통정리를 명확히 해야함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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