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국제유가 약세로 오일 머니 위축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매일 이현일 기자】국제 유가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증시에서의 오일 머니(Oil Dollar)의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일 머니란 산유국들이 석유수출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축적된 외화가 해외로 환류되는 것을 의미한다.

산유국들은 2000년대 이후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며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축적해왔고,이는 해외투자로 이어졌다. IMF에 의하면 주요 10개 산유국의 해외투자자산(IIP)으로 추정된 전세계 오일 머니는 2013년 말 기준으로 약 6조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2007년 3조700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2013년 6조 달러로 꾸준히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노르웨이(1조6000억 달러), 러시아(1조500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1조1000억 달러), 아랍에미레이트(6000억 달러) 등의 순으로 규모가 크다.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 여파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하면서 외환보유고 증가율도 감소하고 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주요 10개 산유국의 경상수지는 4700억 달러 흑자(YoY -2.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산유국인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노르웨이의 외환보유고는 전년 동기 대비 -24.0%, +2.0%, +12.0%의 증감율을 보였다. 2013년 증감율(각각 -5.2%, +10.5%, +12.3%) 대비 모두 부진했다.

22일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 노아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오일 머니 규모는 작아 국내 증시에서의 오일 머니 차지 비중은 아직 작은 수준이기 때문에 오일 머니의 감소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며 "2014년 말 기준으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상장 주식 보유 잔고는 423조 원인데 산유국은 9.6%를 차지한다. 미국계(42%), 유럽계(18%) 자금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추세적으로는 2010년 8.6%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유국 국가별로는 국내 증시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3.8%, 노르웨이가 2.7%, 아랍에미레이트가 2.1%, 쿠웨이트가 0.9% 등을 차지하고 있다.

노아람 연구원은 "월별 외국인 순매도 동향을 살펴보면, 산유국은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지난해 9월 순매도로 전환했다. WTI 유가는 2014년 6월 말 부터 12월 말까지 49% 하락했고, 산유국은 9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9300억 원을 순매도했다.그러나 산유국 보다는 유럽계 자금의 대규모 자금이탈(-4.1조 원)이 국내 증시에 더욱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오일 머니의 위축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오일 머니는 주로 선진국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운용되고, 한국 증시에서 차지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라고 전하고 "오일 머니는 주로 국부펀드를 통해 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한다. 세계 10대 국부펀드 중 석유를 재원으로 하는 펀드는 노르웨이, 아랍에미레이트,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카타르다"라며 "해당 국부 펀드들은 대체로 선진국 투자 비중이 높다. 노르웨이는 선진국 투자 비중이 90%, 아랍에미레이트는 71%, 쿠웨이트는 60~70%로 절대적으로 높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역시 선진국에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시사매일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