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달 칼럼] 비싼 버디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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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든 갑자기 좋아질 순 없다. 생각지도 않은 횡재가 생기면 탈이 날 수 있다. 골프도 그렇다.

아마추어골퍼들은 스코어가 10타 내외까지 오르락내리락 한다. 지난 주 80대 초반을 쳤는데 90대 후반까지 나오면 환장한다.

보기플레이어에게 버디는 없는 기록이다. 물론 버디를 잡을 수는 있지만 어쩌다 나오는 것이다. 볼이 잘못 맞아 나왔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런데 이렇게 나온 버디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골퍼들이 있다. 기분 좋은 것까지는 어쩔 수없다 하더라도 필요이상으로 ‘업’돼 라운드를 망친다.

버디는 최소 1타 이상을 줄인 것이다. 이를 끝까지 지켜야 의미가 있다. 하지만 많은 아마추어골퍼들은 이를 지키지 못한다.

바로 다음 홀에서 까먹고 만다. 생각지도 않은 버디에 다름 홀 드라이버 샷은 미스샷으로 이어지기 쉽다. OB아니면 러프다.

드라이버 샷 미스로 1타 이상 까먹는다. 여기서 끝나면 괜찮다. 아이언샷도 벙커 아니면 그린을 오버해 여기서 또 1타를 까먹는다. 이 정도로 ‘뚜껑’이 열리면 3퍼트를 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버디를 안 했으면 보기로 막을 것을 더블파(양파)로 대가를 치른다.

못하던 버디를 하면 자신도 모르게 스윙이 빨라진다. 버디 이후 난조에 빠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볼이 갑자기 안 맞으면 스윙은 빨라진다. 또 날아가는 볼을 보려고 머리는 번쩍번쩍 든다. 이쯤 되면 뭐 하나 되는 게 없다.

기분 좋게 잡았던 버디가 결국 라운드를 망친다. 꾹꾹 참았던 본성까지 드러내게 만든다.

따라서 생각지도 않은 버디를 잡았다면 느긋해 지는 게 좋다. 한 템포 늦추는 게 중요하다. 버디 하나가 핸디캡을 잡아먹을 수 있다. 18홀 스코어를 바꾸진 않는다는 얘기다.
[뉴스핌 이사 겸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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