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달 칼럼]골프 1타가 좌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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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신문/시사매일] ‘언니 몽둥이 좀 줘봐. 아니 고구마가 낫겠다.’

드라이버 티샷이 약간 빗맞으며 비거리가 줄었다. 250야드는 날려야 했는데 220야드 정도 날아갔다. 동반자 가운데 비거리가 가장 짧았다.

이럴 때 세컨샷 지점으로 이동하면서 바로 페어웨이 우드(몽둥이) 3번을 빼든다. 아니면 하이브리드 유틸리티클럽(고구마)을 찾는다. 볼이 놓인 상태 등은 안중에 없다.

세컨샷으로 온 그린을 시키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 이는 골프를 잘 못하는 아마추어골퍼들의 특징이다.

핸디캡 16인 A씨를 보자. 전반 9홀 플레이가 생각보다 잘 풀렸다. 6번홀까지 파2개에 보기 4개였다. 이런 추세면 자신의 핸디캡보다 스코어가 잘 나올 것이다.

자심감이 붙은 A씨는 파5 7번홀(490야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페어웨이로 아주 잘 날렸다. 퍼펙트한 드라이버 샷이었다.

드라이버 티샷이 거리는 많이 나가고 페어웨이였으나 볼이 놓인 위치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내리막 경사에 볼이 멈춰 있었다. 여기서 A씨는 잠시 망설였다. 클럽선택을 고민하는 눈치였다.

A씨는 결심을 한 듯 페어웨이 우드 3번을 뽑아 들었다. 잘만 치면 2온으로 이글까지 가능하다. 안 돼도 볼을 그린 근처까지만 갖다 놓으면 버디도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A씨의 계산은 틀린 게 아니다. 문제는 A씨가 페어웨이 우드 3번에 약하다는 것. 툭하면 OB를 내는 게 페어웨이 우드 3번이다.

A씨의 이 페어웨이 우드 3번으로 친 두 번째 샷은 OB가 나고 말았다. A씨는 OB가 날 수 있다는 것보다 ‘잘만 치면...’이라는 가능성을 더 믿었던 것이다. 또 ‘오늘 베스트스코어도 가능하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두 번째 샷이 OB구역으로 날아가자 A씨의 그날 골프는 종을 친 셈이다. 여기서 A씨는 3퍼트까지 보태며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이글 아니면 버디 욕심이 트리플보기라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 A씨의 플레이는 엉망진창이 됐다. 베스트스코어까지 바라볼 만큼 잘 되던 골프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

A씨는 ‘골프(스코어)를 망치는 것은 단 1타다’라는 사실을 귓등으로 들은 결과다. [이종달 /뉴스핌 이사겸 골프전문기자] 정리/ 류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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