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6일 협회장 공식 취임식 거행

김동철 기수협회장, "화합의 협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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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회장

[시사매일=류도훈 기자]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10월 1일부로 사단법인 한국경마기수협회(이하 기수협회) 회장으로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할 김동철 회장(35세, 16기)이 인터뷰 석상에서 첫 마디였다.

기수협회장이라는 자리는 서울에만 60여명, 부경과 제주를 합치면 140여명의 기수회원들을 대표하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그 결정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렵게 결정한 협회장 자리

협회를 대표하게 되면 우선 기승횟수의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기수로서 본분인 기승횟수의 감소를 감안해야 한다는 부분이 결정하는 데 가장 큰 부담이었다. 기수의 세계는 경주에 걸린 상금을 두고 서로 경쟁해야 하는 냉철한 프로의 세계이다.

기승횟수 감소가 곧바로 슬럼프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는 상황에서 임기가 끝나는 3년 후를 생각한다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과거 기수협회장을 지냈던 선배 기수들 중 협회일과 함께 경주 기승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선배들을 보며 용기를 냈다.

본인 스스로도 “협회장이 된 후에도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지금 기승하는 수준은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정을 어렵게 했던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봄 결혼한 그는 요즘이 한참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는 시기다. 또한 내년에는 2세 계획도 있어 협회장에 나간다는 말을 했을 때 부인이 크게 반대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동철 기수가 꿈꾸던 기수협회와 협회장에 대한 오랜 생각을 듣고는 부인도 더 이상의 만류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오히려 “아무리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해보라”고 응원할 정도니 가장 든든한 우군 하나를 얻은 셈이다.

데뷔 16년차 준 고참, 선-후배 이어줄 교두보 역할

과거 김동철 회장은 기수협회 임원을 지낸 적이 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9세로, 아직은 후배의 위치였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을 정책에 반영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본인 스스로 ‘지금은 협회의 일을 배우는 단계’라고 자위하며 버텼지만 자신의 신념대로 할 수 없는 감투를 오랜 기간 쓰고 있을 수는 없었다.

1년 남짓 임원으로 일하던 집행부를 박차고 나온 그는 오로지 경주마에 기승하는 것에만 열중했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 어느덧 그를 고참급 중견기수의 위치에 오르게 했다.

수없이 많던 선배 기수들도 이제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후배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는 막중한 책임의식을 느낀 그는 스스로도 그렇게 힘들었다는 결정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럼, 김동철 기수가 꿈꾸는 기수협회는 어떤 것일까? 기수협회장으로 해나갈 숱한 일들이 많겠지만 그가 협회장으로서 추구할 가장 큰 가치는 ‘화합’이다. 기수들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선후배간 돈독한 관계가 당연시 되었지만 지금은 경마장 간 기수들끼리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생활지역이 상이하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새벽조교 등으로 지방사업장 기수끼리의 교류는 사실상 1년에 한차례 하기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당장 회원들 상호간 교감을 늘리는 게 급선무. 하지만 당장 전체 기수들을 대상으로 교류프로그램을 늘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우선 “임원진들 간의 교류를 확대해 전체 회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제도를 강구하겠다”고 말한다. 또한 “기수들끼리의 정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가 선배들과 후배들을 아우를 수 있는 교두보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를 위해 일하지만 사람 간 신의를 잃지는 않을 것"

기수협회장이라는 자리에 오른 이상 좋은 일이고 싫은 일이고 기수들의 권익을 대변해야만 한다. 그러다 보면 경마시행체인 마사회나 유관단체인 조교사 협회, 마주협회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때로는 각 단체 간 이해관계가 상충해 대립하기도 하겠지만 김동철 회장은 중요한 원칙을 세웠다. 바로 ‘상호간의 신의를 상하지 않는 것’이다.

기수들은 물론이고 시행체와 유관단체에서도 사람 좋기로 유명한 그가 때로는 협회장이라는 자리 때문에라도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은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신의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신념을 잃지 않는다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불협화음(不協和音)없이 상생(相生)의 기운이 넘쳐날 경마공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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