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취약성 분석]“비전과 가치 전달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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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IT벤더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과 시장을 지배하며 이름을 알려 왔지만, 기실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고객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채 정체성을 상실한 벤더들의 수는 본지가 파악한 바 적지 않다.

PC벤더로만 알려진 HP가 그렇고, 오라클은 DB를 고가에 팔고 유지보수 비용에 박아지 요금을 부과해 고객들에게 원성을 듣는 회사로 시장에 각인돼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수십년째 운영체제만 팔아 연명을 하는 회사라는 악평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돈만 벌면 그 뿐이라는 생각을 하는 회사이다.

이들 회사의 실패 사례는 추후에 살펴보고, 오늘은 기획의 제목에 맞게 네트워킹 벤더인 시스코의 문제점을 견본으로 삼아 기업의 이미지와 잠재력의 전달에 실패한 사례를 집어 본다.

시스코는 “네트워크의 거인”으로 사용자들에게 알려져 있다. 기업의 전산구매자들은 시스코의 라우터나 스위치에만 흥미를 갖질 뿐, 이 회사의 다른 제품의 구매나 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기업의 가치에 대해선 관심이 거의 없다.

이 시점에서 “네트워크의 거인”이란 이미지가 시스코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는 따져 봐야 한다.

시스코는 매우 넓은 수준의 그리고 아주 높은 정도로 고객에게 특별한 가치와 혁신을 제공하고 있다고 세미나나 보도자료 등의 형식을 이용해 가끔씩 목청 높일 때가 있다.

그러면 시스코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은 “시스코가 라우터 말고 또 뭘 팔려고 하나?” 하는 정도의 관심만 보일 뿐, 돌아서면 메시지를 까먹는다.

시스코 또한 스스로 그들의 미래 비전을 담았다고 하는 메시지 전달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많고, 현장에서 당장 고객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주력 제품인 라우터나 스위치, 허브 등을 팔려고 할 뿐이다.

이렇게 시스코가 그들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하지 못하는 것은, 1차적으로 홍보 혹은 마케팅 기능을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나아가 이런 것에 관심을 적게 두는 경영진에게도 그 실패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기술 기업으로서 시스코는 고객들에게 무엇을 진정한 가치로 전달해야 할까? 이런 저런 얘기가 수없이 나올 것이지만, 필자에게 단 하나만 꼽으라면 종래 그리고 앞으로 출시될 제품의 개선, 텔레프레즌스, 그린 커뮤니케이션 등을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게 해주는 “혁신(Innovation)”이란 용어를 제시해주겠다. - 이 용어는 기실 5년 전부터 IBM이 사용해 IT산업에선 흔한 말이 됐지만... -

종래와 같이 제품을 파는데 집중만 할 것이 아니라 IT산업에 그리고 자사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혁신을 통해 아이디어와 비전을 제시하는 꿈이 있는 회사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일견 바람직해 보인다.

각설하고, 그러나 기업의 비전은 누가 찾는 것일까? 시스코의 비전은 시스코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미 찾았다면 열심히 알리고 반응을 점검해 봄이 어떨까? 

<제휴사/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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