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안식 컬럼]골프장의 전부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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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일] 언제부터인가 골프를 논할 때면 <회원권 시세>가 빠지지 않는다.

골프장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 골프장 운영과 관련된 수많은 요인들은 마치 외적인 요소라도 되는 것마냥 논외로 치부되고, 오직 회원권만이 주관심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때는 월 몇회 부킹이 될까? 하는 것이 주관심사였다면 지금은, 부킹은 아예 어려운 것이니 되면 감사하고 안 되도 어쩔 수 없는 요인으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마치 불가항력적인 요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골퍼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자주 그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더군다나 회원권을 지니고 있는 골퍼에겐 더더욱.

퍼블릭 골프장이라면 아~무 이유없다고 하겠지만, 돈을 주고 산 회원권이 있는 한 그건 이유가 없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한번이라도 더 가기 위해서 열심히 인터넷을 들락거려야 하고(인터넷 부킹일 경우), 부킹데이에는 전담비서라도 고용해야 하며(전화부킹 시스템으로 운영할 경우), 안 되면 새벽잠을 쪼개서라도 대기해야(도착순일 경우) 한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에 대해서는 한번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 수용해야 하는 사실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부킹 안 된다고 꼬장 부렸다가 골프장에 찍힐 경우 그나마 되던 부킹도 안 될 판이니 그냥 수긍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회원권 시세로 시선이 돌려지면 말이 틀려진다.

시세가 오르지 않으면 골프장에 항변이라도 한번 하고 싶고, 시세가 옴팡 떨어지면 골프장이야 아무 잘못이 없다 하더라도 화가 나기 마련이다. 분양받은 회원권 시세가 분양가 밑으로 떨어진다면 두말할 나위 없는 법이다.

모든 것이 돈으로 귀결된다.

과거에야 회원수가 18홀에 3,000명도 되고, 2,500명 넘기야 식은 죽 먹기였으니 회원권 시세는 비슷비슷했다.

그냥 이용만 해도 감지덕지였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졌다.

회원모집 규정이 바뀌면서 회원수를 500명 이하로 팍 줄이는 골프장이 늘고 급기야 이제는 200명 이하로까지 줄었다. 그러다 보니 회원권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인근 골프장도 덩달아 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회원권 수요도 늘었다. 회원권이 돈이 된다 하니 대출을 받아서 회원권을 구입하는 시대가 되었다.

바야흐로 <회원권 전성기>기 된 셈이다.

하지만 회원권 시세라고 늘 좋을 수만은 없는 법.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돈이 결부되다 보니 다른 문제들은 쏙 들어갔다. 오직 회원권만이 지면을 수놓게 된 것이다.

골프장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적자는 나지 않는지, 분양흐름은 어떤지, 부킹시스템은 어떻게 변하는지...그런건 뒷전으로 밀려났다. 회원권에 쏠린 시선은 날이 갈수록 각을 세워가는데, 다른 모든 것들은 관심권에서 물러나 버린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회원권만이 골프장의 전부일까.

이미 답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거둘 수 없다.

왜...... 그 답 역시 모두가 알고 있지 않던가.

 [황인식 월드회원권거래소/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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