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쌍용차 노사협상 결렬은 상살(相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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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사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나흘간이나 마지막 협상에 나섰으나 결국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너죽고 나죽자는 것이다.

쌍용차에 대해 시장에서는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한지 이미 오래다. 낮은 노동생산성에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차종생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차를 누가 구매하려고 하겠느냐는 힐난이 계속돼 왔다. 그러나 쌍용차 노사는 이를 외면해 왔다. 쌍용차가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하다.

현재 가장 큰 쟁점은 정리해고 문제다. 사측은 회생을 위해서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측은 어떻게 해서든 정리해고는 안된다고 한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들이 줄줄이 무너졌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리해고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실직이 곧 가정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격렬히 저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해는 간다.

그러면 이러한 상황에 몰릴 때까지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측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되짚어봐야 한다. 책임을 노조에게만 묻는 것이 아니다.

냉철한 자기반성이 없으면 설혹 정리해고 문제가 일단락된다고 하더라도 쌍용차 회생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수많은 협력업체가 해고자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그럼에도 노측은 일터를 70일 이상 점거해 자동차 생산 자체를 막고 있지 않다.

IMF 당시 대우자동차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됐다. 하지만 그후 회사가 정상화로 돌아서자 해고된 노동자들이 다시 복귀한 예도 있다.

이것이 당장 해고에 몰린 노동자들에게 무슨 위안이 되겠는가마는 그래도 같이 죽는 상살(相殺)의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양보 없이 마주 달리는 열차 같이 행보하다가는 영원히 회생할 수 없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 문제는 여기에 있음을 노사는 냉철히 인식해야 한다.
[월드경제 98호 사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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