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I, Vi 장티푸스 백신 유아접종 큰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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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활용이 가능하지만 널리 이용되지 않는 장티푸스 백신이 유아들에서도 매우 예방 효과가 크며, 장티푸스가 흔히 발생하는 개발도상국에서 백신접종자는 물론 접종받지 않은 이웃주민들도 보호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가 인도 콜카타에서 인도 국립콜레라 및 장감염연구소(NICED)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연구는 7월 23일자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되었다. NEJM은 영향력 계수(impact factor)가 기초과학 분야의 ‘셀’지, ‘네이처’지 ‘사이언스’지를 상회하는 의학분야 최고 권위의 저널이다.

장티푸스는 개발도상국에서 아직도 질병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연간 21만 6천 명에서 60만 명을 앗아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다제내성(多劑耐性) 살모넬라 타이피(Salmonella typhi)균이 세계 곳곳에 퍼져 있으며, 이는 기존의 항생제를 통한 장티푸스 치료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장티푸스는 물과 음식물을 통해 전염되는 위장관 감염질환으로서, 몇몇 풍토성 지역에서는 발생률이 매년 전체 인구의 1퍼센트에 달한다.

저개발국에서는 안전한 물과 보다 향상된 보건위생을 보장하는 적절한 프로그램이 없는 현실에서, 백신을 통해 직접적으로 예방하는 중단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효과적인 장티푸스 백신이 몇 가지 있으나 선진국의 여행자들만 주로 이용할 뿐, 세계적으로 장티푸스 질병에 따른 이환율과 사망률의 질병부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사람들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백신 중 하나가 Vi다당류 백신으로서, 이 백신은 도스당 약 50센트로 가격이 저렴하고, 한 명 접종에 1도스만 소요되기 때문에 개도국에서 사용하기 이상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개발도상국에서 Vi 백신의 이용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 백신은 개도국에서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이 백신이 최빈지역에서 매우 높은 감염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취학전 아동들에게도 보호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다수의 주민들이 접종을 받은 지역에서 접종 받지 않은 이웃 주민들에게도 보호효과를 내는 “집단면역(herd protection)”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IVI는 NICED와 공동으로 인도 콜카타시 슬럼지역 주민을 지역별로 80개의 군집(cluster)으로 구분하여 Vi백신 또는 대조 백신(control vaccine)을 접종하는 무작위 군집배정 (cluster-randomized) 임상 4상 시험을 수행했다.

2년에 걸친 추적 조사에서 Vi백신을 접종 받은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61퍼센트 낮은 장티푸스 발병률을 나타냈다. 특히 Vi 백신을 접종 받은 5세 미만 어린이들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발병율이 80퍼센트나 낮아 보호효과가 훨씬 높았다.

또한 접종받은 사람들의 이웃에 거주하면서 접종받지 않은 사람들은 44퍼센트 낮은 장티푸스 발병율을 보여, Vi 백신이 상당한 집단면역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여부와 관계없이 Vi 백신 군집들 내 모든 주민의 전체적인 보호효과는 57퍼센트로 나타났다. Vi 군집들 내의 접종대상자 중 실제 접종받은 사람이 약 60퍼센트 정도였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이 백신이 전체 주민에서, 접종받은 사람들의 거의 100퍼센트에서 보호효과를 내는 백신과 같은 건수의 장티푸스를 예방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백신 평가의 세계적 권위자인 존 클레멘스 IVI 사무총장은 “장티푸스가 풍토성으로 발생하는 많은 지역에서 5세 미만 어린이들이 이 질병에 취약함을 보이기 때문에 이 연령대에 대한 예방효과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의 지원으로 IVI가 아시아 5개국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인도의 콜카타,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5세 미만 어린이들의 장티푸스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장티푸스가 취학 연령의 어린이와 성인에 국한되지 않고 유아들에서도 흔히 발생함을 확인한 것이다.

빌게이츠 재단과 한국(교육과학기술부), 스웨덴, 쿠웨이트 정부의 지원으로 IVI가 NICED와 함께 시행한 이번 연구에서는 또 개발도상국에서 저가의 Vi 장티푸스의 보급이 정책적으로 실시 가능함을 밝혔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접종대상자 중 실제 접종받은 사람이 60퍼센트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보호 수준(57퍼센트)이 접종받은 사람 전체의 조정 보호 수준(61퍼센트)과 유사하다는 사실은 Vi 백신에 의한 집단면역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또 개발도상국에서 향후 이 백신의 사용 여부를 심의할 때 집단면역 효과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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