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파산 후폭풍, 세계자동차시장 생존게임 격화될 전망

"내년 하반기 자동차업계 경쟁 펼칠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산업연구원 이항구 팀장

이항구 팀장 "현대·기아가 빅5에 포함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문제는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기술력 향상과 정부의 충분한 지원이 관건"

101년의 역사와 자동차 업계 세계1위라는 타이틀을 뒤로한 채 제너럴모터스(GM)가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하고 오는 9월 ‘뉴GM’으로 다시 출범한다. GM은 2010년까지 2만여명을 감원하고 14~16개 공장을 폐쇄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100여 년 동안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왔던 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이를 계기로 세계 자동차 시장 질서에도 엄청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월드경제신문>·<시사매일(닷컴)> 창간 3주년을 앞두고  지난 4일 산업연구원 '이항구 팀장' 을 만나 GM 파산이 국내 자동차 산업과 세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단독 취재 했다.

<다음은 산업연구원 이항구 팀장과 일문일답> 

Q: 세계자동차시장 질서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는가.

-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일본의 도요타한테 작년 자동차시장 점유율 1위를 빼앗기고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이번 파산 과정에서 GM은 GM유럽을 매각했고, 미국 내 생산기지도 구조조정해 GM의 생산량은 600만대에 머물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당분간 도요타를 쫓아갈 기업은 없다.

도요타는 작년 800~900만대를 팔아 1위를 차지한 반면, GM은 자체 생산량을 축소했기 때문에 이미 200만대 격차가 벌어져있다. 그 외 자동차 기업들은 대부분은 600만대 수준이다.

물량으로 볼 때 2위 자리를 놓고 GM, 폭스바겐, 현대·기아, 포드, 르노·닛산 등 5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릴 것으로 보인다. 또 혼다, BMW 등 물량은 많지 않지만 질적인 면에서 수익성이 높은 업체들도 무시하지 못한다. 구조조정이 완료될 내년 하반기가 되면 자동차업체들 간의 대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Q: 현대·기아가 ‘빅5’에 포함될 가능성은.

현대·기아가 빅5에 포함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일단 400만대를 생산해내는 피아트가 GM유럽을 인수하지 않은 것은 현대·기아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 현대·기아는 품질 면에서 폭스바겐, 르노·닛산 등 빅3보다 훨씬 좋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그들보다 우수하다.

반면 기존의 업체들은 역사가 깊은 만큼 원천적인 기술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클린디젤 같은 친환경적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도 아직 우리기업은 1세대인데 반해 미국은 2세대, 일본은 3세대까지 나왔으니 차이가 크게 나는 상태다.

 자동차업체에 대한 각국별 정부지원 여부도 위험요소다. 신개발 기술비용 등 현재 외국 정부는 자국의 자동차업체에 대해 굉장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반면 산관협력에 있어 상대적으로 우리정부의 지원이 약하기 때문에 양적 경쟁력에서 뒤떨어질 수도 있다.


 ▲ 산업연구원 이항구 팀장


Q: GM대우의 생존 저력은.

GM대우는 수출허브였다. 그래서 단기간에 뉴GM이 출범하더라도 그 위상은 그대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생산 가동률이 50%이하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역량이 있다 해도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고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뉴GM이 새롭게 출범한다 해도 미국정부가 해외공장에까지 자금지원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결국 국내에서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GM대우의 장기적인 전망이 뚜렷하지 않아 국내지원도 불분명할 수밖에 없다. 감원을 하지 않겠다는 말도 GM차원에서 말한 것이지 뉴GM의 입장에 따라 사정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말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특히 파산된 기업에 자금지원을 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마찬가지다. 그래서 산은에서 생산 안정, 미래형 자동차 생산 등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지만 현재로선 누구도 보장해 줄 수 없다.

방안은 결국 GM대우가 한국을 수출기지로 명확히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탈락 되면 축소조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수익성을 창출해내야 한다. 말리브 등 중형차를 국내서 생산하는 등 미국정부와 뉴GM에 뭔가를 어필해야 한다.

미국정부가 원하는 연비와 생산성이 높은 자동차를 얼마나 빨리 생산해 내는가도 중요하다. 또 GM대우와 경쟁할만한 기업을 비교분석해서 다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

박미혜 기자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시사매일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