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멈추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

김태경 교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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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4월 29일 로켓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의 제재조치에 반발하여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우라늄 농축 추진을 발표함으로써 남북관계에도 좋지 않은 신호가 감지되었다.

북한은 4월 5일 로켓발사 후 6자회담 탈퇴선언,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 추방, 플루토늄 재처리 착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가능성 언급 등 이날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 이르기까지 쉴새 없이 핵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이미 방향을 정해놓고 움직이고 있는 듯 하다.

아직 핵실험 시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핵실험과 더불어 ICBM 발사 실험을 언급한 것은 이를 통해 완성된 핵무기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006년에는 미사일 발사 석달만에 핵실험을 단행했었다. 이번에도 이 수순을 따른다면 4월 5일에 로켓을 발사 했으니 7월 초에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이런 행위들은 북한을 무시하고 있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과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후계구도 문제 등 내부사정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실적으로는 남북문제가 현 수준으로나마 유지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분간은 북한이 대미협상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현상유지해나가며 개성공단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려 할지, 개성공단을 볼모 삼아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켜 대미협상 촉진을 할런지는 다음 남북접촉 때 북한의 태도를 보면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북한정권은 유엔 등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불신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지해야 국제사회의 제재를 면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되어 스스로 비참한 최후를 초래할 수 있는만큼 지금이라도 무모한 군사력 증강 정책을 포기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및 남북대화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이미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기정 사실화하고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휘둘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10여년 이상 북한과의 협상과정에서 터득한 학습효과 때문이다.

클린턴, 부시 행정부 때만 해도 미국은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펴면 한 번 양보하며 달래왔지만 북한은 매번 이를 악용하여 고비 때마다 반대급부를 챙겨왔기에 이젠 그런 수를 읽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위기 조성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접근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데,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을수록 남북관계를 '상생공영' 하려는 우리 정부의 선택의 폭은 갈수록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한달 이상 장기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문제와 북한의 핵위기 문제를 감안하면 개성공단 특혜 재검토 등 북한의 요구를 논의하기는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북한당국은 인식해야만 한다.

우리 정부는 일단 예상됐던 수순인만큼 차분하면서도 냉정하게 추이를 지켜보며 미국 등 관련국과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우리 국민들도 갈등의 모습을 자제하고 일치된 마음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할 것이다...김태경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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