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칼럼-박지성 명품 리더십은 통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호
한국축구 대표팀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다. 그 중심에 선 사람이 바로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를 구하고자, 국민들의 염원인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날아온 이방인 "거스 히딩크(Guus Hiddink)였다. 이제 그로부터 7년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금 지구촌은 전쟁 중이다. 지구촌 최대 축제인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티켓을 잡기 위한 축구 전쟁, 멀고도 험난한 대장정이 한참 진행 중이다.

사실 한국축구 대표팀은 2002년 월드컵 이후 베트남, 오만, 예멘과 같은 약체 팀에 패해 종이 호랑이로 몰락했었다. 더 이상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지킬 수 없을 듯 했다. 하지만 영욕의 세월, 수난의 세월을 보내면서 이제 보다 나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산소 탱크" 박지성이다.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이라 불리는 한국축구 대표팀 주장에 팀 내 선배들을 제치고 박지성 선수가 뽑혔다. 박지성이 누구인가? 수많은 국내 스카우트가 안 된다 했던 선수. 월드컵 이전까지는 철저히 무명이었던 선수. 누구도 거들 떠 보지 않던 조그만 체격의 선수가 세계 최고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축구에 대한 끊임없는 대한 열정으로, 피나는 연습으로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현재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클럽(Manchester United FC)의 주전 윙어(Winger)로 활약하는 선수가 아닌가? 그가 한국 대표팀의 주장이 된 것이다.

박지성이 한국축구 대표팀 주장이 된 후 한국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게 향상되었고 그 경기력은 좋은 경기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최종 예선 3조에 속한 한국은 4게임을 치른 현재 2승 2무, 승점 8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팀까지 주어지는 자동 출전권을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여기 박지성의 리더십이 주목 받는 이유이다. 과연 박지성은 한국축구 대표팀의 야전 사령관이 되고 나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기에 이러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일까? 한국축구의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박지성 명품 리더십은 무엇일까?

첫째, 그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10년 월드컵에 나가야 한다는 명확하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대 초반의 기성용, 이청용과 같은 어린 선수들에게, 아직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월드컵에 참가함으로써 개인적으로 얻는 혜택이 무엇인지? 왜 월드컵에 참가해야 하는지? 월드컵이 축구 선수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면서 2010년 월드컵에 반드시 나가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선수들에게 심어 준 것이다.

둘째, 그는 솔선수범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라운드에 먼저 나가 훈련 준비를 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에 임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模範)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클럽(Manchester United FC) 선수 라면 목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는 뻣뻣하고 거드름을 피 울만 하건만 그는 먼저 솔선수범한다. 한 팀의 리더가 솔선(率先)하여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남들보다 먼저 나가 훈련에 임하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는데, 많은 선수들의 롤 모델(Role Model)인데, 어느 누가 그를 따르지 않겠는가?

셋째, 그는 원활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한다. 어렵고 무서워 쉽사리 대화를 하지 못하는 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그리고 편안하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 주고 자신이 유럽 생활을 통해 배운 점, 느낀 점, 경험한 것을 진솔하게 얘기해 주면서 그들에 꿈과 목표를 심어 주고 더불어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코칭스태프(Coaching staff)에게는 선수들의 애로사항이나 요구 사항을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원활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그는 항상 남을 배려하고 겸손하다. 자신을 먼저 낮추고 팀원 간의 화합을 강조한다. 팀웍(Teamwork)을 강조한다. 개인을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한국 축구대표팀 먼저 생각한다. 그가 쓴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는 군대 혜택을 받은 것에 감사하면서 나라에서 받은 혜택만큼 나도 나라에 보탬이 되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명예를 드높이는데 혼신을 불사르는 일. 그것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에 내가 누린 혜택의 몇 곱절로 돌려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이렇듯 그는 자신보다는 국가,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겸손함을 가지고 있다.

다섯째, 그는 희생정신이 강하다. "산소 탱크"라는 별명답게 그라운드에서 남들보다 한 발 더 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악바리 같은 근성 있는 플레이를 함으로써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운다. 지난 2월 11일, 이란에서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최종 예선이 있었다. 그는 이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훈련장에 도착하여 모든 훈련에 참여하고 연습 경기도 했다.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3시간 30분의 시차. 자신의 몸이 힘들만도 하지만 자신의 편안함을 버리고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박지성. 이제 개인의 영광을 뛰어 넘어 한국 국민 모두에게 영광을 주기 위해 영국과 한국을, 이란과 같은 타국의 원정 경기를 오고 가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때로는 지친 몸을 이끌고 때로는 가슴 벅찬 희망을 품으며 비행기에 몸을 실은 채로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참가"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편 그 여정에서 박지성 만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다. 그의 양 어깨에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이라는 무거운 짐이 지워졌다. 그의 민주적이고 부드러운 리더십이 한국축구 대표팀에 활력이 되고 희망이 되어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소망을 담아 본다. 탁월한 리더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다. 리더의 중심에는 이런 원리가 있기 때문이다. “절대포기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글/이창호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시사매일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모바일버전